대만 수도 타이베이 번화가에서 19일(현지시간) 연막탄 투척 흉기난동 사건이 벌어져 3명이 숨졌다. 용의자는 단독범으로 사건 전날 현장을 미리 답사해 계획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부상자 중 한 명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양성 반응을 보이며 보건당국은 부상자 및 현장에서 혈흔에 노출된 시민들에 신고를 권고했다.
대만 중앙통신사(CNA) 영문판 <포커스타이완>, <타이페이타임스> 등을 보면 대만 경찰은 20일 예비 조사 결과 전날 타이베이메인역 및 인근 중산역 번화가에서 연막탄을 던지고 흉기를 휘둘러 3명을 죽이고 11명을 다치게 한 용의자 장원(27·남)이 단독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가 사건 전날 현장 중 하나인 에스라이트 스펙트럼 난시 백화점에 방문해 직원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촬영하고 싶다"며 옥상으로 올라가는 길을 묻는 등 사전 조사까지 했다며 범행이 "계획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용의자는 방탄복으로 추정되는 복장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19일 오후 5시23분께 타이베이메인역에 연막탄을 투척한 뒤 700m 가량 떨어진 중산역 인근에서 6시37분께 또다시 연막탄을 던지고 칼을 이용해 시민들을 무차별 공격했다. 이후 6시50분께 인근 에스라이트 스펙트럼 난시 백화점에 진입해 다시 흉기를 휘둘렀다. 용의자는 타이베이메인역 범행 뒤 지하도를 통해 유유히 이동해 중산역 인근 호텔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무기를 더 꺼내 추가 범행에 나섰다고 한다.
용의자는 경찰과 추격전을 벌인 끝에 백화점 건물에서 추락해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졌다. 시 당국은 용의자가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흉기난동 직전인 19일 3시40분~4시53분께 현장 인근 3곳 이상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용의자 숙소에선 화염병 제조를 위한 도구도 발견됐다고 한다.
당국은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며 병역 회피 혐의로 용의자에 대한 체포 영장이 발부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20일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유족에 애도를 표하고 정부가 혼잡한 공공장소에 신속대응팀을 포함해 경찰력을 증강 배치해 위협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20일 대만 보건당국은 중산역 인근 부상자 중 한 명이 HIV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히며 이 사건으로 다쳤거나 혈흔에 노출된 사람들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연락할 것을 권고했다. CDC 쪽은 해당 부상자가 바이러스 억제를 위한 장기 약물 치료를 받아 와 전염 가능성이 낮지만 감염 위험을 완전히 무시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또 노출 뒤 72시간 내 예방 요법을 통해 감염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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