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미래와 운명을 결정할 제9회 지방선거가 6개월 여 앞으로 앞으로 다가왔다.
<프레시안> 전북취재본부는 '연말 특집기획'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북교육감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자들에게 전북교육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고 있다.
현재까지 5명의 출마 예정자가 <프레시안>의 설문조사에 응했다. 이들이 제출한 답변서를 중심으로 '교육'에 대한 개인적 소신과 함께 전북교육이 안고 있는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무엇이고 전북교육을 위해 가장 시급한 개선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들어봤다.
교육의 사전적 의미로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및 바람직한 인성과 체력을 갖도록 가르치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교육감이 되기 위해 나선 후보자들은 '교육'에 대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을까?
주)OECD대한민국대표부 교육관(교육외교관)과 전북교육청 부교육감을 지낸 황호진 예정자는 "이미 완성된 인격으로 아동이 세상을 더 폭 넓게 체험하고 자신을 성찰함으로써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밝혔다.
'새길을 여는 참교육포럼' 대표를 맡고 있으면서 전교조전북지부장을 지낸 노병섭 예정자는 "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이 삶의 기본 소양을 갖추고 책임있는 민주시민으로서의 역할과 실 생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 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기 위해 "전북교육의 대개혁과 대혁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초등교사로 14년을 지내고 '좋은교육시민연대' 대표를 맡고 있는 유성동 예정자는 "어제보다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며 "그 전반이 계획적이며 체계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대총장을 지내고 '진짜배기전북교육포럼'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이남호 예정자는 "자신의 인생에서 흙 길을 꽃길로 바꾸어 준 힘"이 교육이라고 말하면서 "교육은 환경을 이기는 힘이며 사람의 잠재력을 깨우는 조용한 기적"이라고 답했다.
이 예정자는 "교육은 결국 아이 한 명이 자신의 속도로 자신의 방식으로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게 돕는 가장 인간적인 우리 지역의, 그리고 국가의 약속"이라고 밝혔다.
도내에서 세 군데 고등학교 교사를 역임하고 전주교육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천호성 예정자는 "교육의 본질은 '지적 성장을 넘어 타인을 존중하고 사람 답게 살 수 있는 조화로운 인격의 형성'에 있다"고 답했다.
그는 "그것을 '전인교육'이라고 한다"며 "아이들이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찾아가면서 자신의 잠재적인 발전 가능성을 찾아 내고 그것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육 본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전북교육감에 도전하고 있는 이들 후보자들이 현재 전북교육이 안고 있는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무엇이라고 진단하고 있을까?
각 출마 예정자들의 판단에 따라 진단의 결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소통과 공감, 리더십 부재'에서 전북교육의 문제를 보는 시각은 대체적으로 같았다.
▲'소통과 공감의 부재'가 불러온 과제
천호성 예정자는 "지역 인재를 키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낳고 지역에서 성장하고 지역에서 살아 갈 아이들 키우는 게 교육감의 사명이자 책무"라면서 "능력과 실력을 겸비한 좋은 인재들이 우리 지역에서 새로운 일거리나 새로운 것들을 찾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교육적으로 지원해서 우리 지역에서 자리 잡고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남호 예정자는 ""학교와 지역, 가정,산업이 따로 노는 구조"가 문제라고 꼽았다. 그동안 전북교육은 "교육의 문제를 교육 내에서만 해결하려 했다"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북교육의 문제는 단순히 학력이 낮다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간 격차,기초학력의 위기,다문화.농산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제도, 정주환경의 취약성이 동시에 밀려오는 복합위기"라고 진단하면서 "이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면 전북은 계속 뒤쳐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성동 예정자는 "소통과 공감력 부족, 그리고 리더십 부재"를 지적했다. 유 후보는 "교육청과 지자체, 학교와 교육청, 교사와 학새으 교사와 학부모, 교사와 관리자, 교직원과 공무직 등 상호 간의 소통 부족과 불신이 팽배해있는데도 이를 방치하고 상호 공감과 화합의 길을 찾지 못하는 리더십이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노병섭 예정자는 "인구유출과 학생감소로 소규모 학교가 증가하는 문제를 비롯해 전시행정과 일방적인 소통, 공도체의 약화"를 꼽았다. 특히 "교직원들이 학생의 성장과 생활지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기 보다 민원대응과 행정 업무처리에 시달리면서 '학생성장발달이라는 교육의 본질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교육철학의 부재로 교육현장은 혼란으로 표류"하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황호진 예정자는 "전북교육이 본질을 잃고 외형에 치우쳐 있으며 학생, 학부모, 교사의 제대로 된 소통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막혀 있는 현실"을 가장 고질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 '소통과 신뢰' 그리고 '지도력' 회복'
출마 예정자들이 진단한 문제가 하루 속히 개선하는 것이 전북교육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길이다. 그 책무가 차기 교육감에게 주어지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어서 전북교육을 위해 가장 시급한 개선과제는 무엇인지 들어 봤다.
황호진 예정자는 "막혀 있는 교사,학생, 학부모 간의 소통을 통해 '학교의 기능'을 회복하는 '학교기능프로젝트'를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병섭 예정자 역시 "학생과 양육자, 모든 교직원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신뢰의 공동체 회복'을 전북교육 변화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성동 예정자는 "전북의 떨어지는 학력, 증가하는 학교폭력,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소규모 학교 통폐합, 교권 추락 및 교사 사기 저하, 학교구성원 간 불신, 다문화.조손 가정 증가, AI 등 기술혁신에 따라가지 못하는 행정력 등의 극복을 위해서는 '강한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천호성 예정자는 '진학.진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진학.진로교육원 설립'을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전북의 학생들의 개인별 수준과 성향에 맞게 지속적으로 진로를 탐색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하고 여기에 AI기반 미래기술이 융합될 수 있도록 임기 시작과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남호 예정자는 "전북형 미래 학습안전망 구축"을 선결 과제로 꼽았다. 전북의 교육에서 가장 먼저 바로 잡아야 할 부분이 '기초학력 보장'이라는 것이다. 또한 "돌봄.정서.안전망 강화는 전북교육을 다시 세우는 기초"라며 "아이의 마음을 지키고 교사의 권위를 지키고 지역이 학교를 책임지는 구조가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 ‘소통·신뢰·방향성’…전북교육의 미래를 가른다
전북교육감에 출사표를 던진 다섯 명의 예정자들은 출발점도, 경력도, 교육을 바라보는 시선도 서로 달랐다. 그러나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문제는 결국 한 곳을 향하고 있다. '막힌 소통, 흔들린 신뢰, 부재한 리더십'—전북교육이 해결하지 못하고 지내온 지난 수년 간 겪어온 '혼란의 본질'이다.
교사·학생·학부모, 학교·지역사회·행정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교육은 제 역할을 하기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이 관계가 끊기면 학교는 기능을 잃고, 지역은 미래를 잃는다.
예정자들은 저마다 '학교기능 회복','신뢰 공동체 재건', '강한 지도력' 등 서로 다른 표현을 썼지만, 궁극적으로는 '관계의 복원'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고 있다.
특히 학령인구 급감, 지역소멸 위기, 기초학력 저하, 학교폭력 증가, 교권 붕괴, 다문화·돌봄 격차 확대, AI 기반 미래교육의 불확실성 등 전북교육이 마주한 도전은 말처럼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과제들이기도 하다.
다가올 지방선거는 단순히 한 명의 교육감을 선택하는 절차가 아니다. 전북의 미래를 어떤 철학으로 설계할 것인가, 어떤 방식으로 공동체를 다시 세울 것인가를 묻는 '선택의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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