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에 멈춰선 부산 '산타버스' 다시 달린다

래핑 방식으로 재탄생해 1월 중순까지 10개 노선 10대 운행

악성 민원으로 멈춰섰던 부산의 연말 명물 '산타버스'가 새롭게 탄생해 다시 부산 전역을 누빈다.

부산시는 22일부터 내년 1월 중순까지 '2025~2026 연말연시 부산 산타버스 이벤트'를 운영한다고 이날 밝혔다. 산타버스의 시초인 187번 버스를 비롯해 10개 노선의 버스 10대(15, 24, 41, 43, 49, 128-1, 141, 169, 508번) 가 참여한다.

새롭게 운행되는 산타버스는 화재 우려가 제기됐던 내부 조형물을 철거하고 차량 내외부를 크리스마스 디자인의 래핑으로 꾸몄다. 그간 산타버스를 자발적으로 운영해 온 승무원이 디자인 작업에 참여하는 한편 버스운송사업조합에서 비용을 지원한다.

버스조합은 산타버스 부활을 계기로 이벤트도 진행한다. 산타버스를 촬영한 사진과 함께 응원 메시지를 보내면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편의점 상품권 10000원권을 증정하고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인 24·25일에는 특별 안내방송을 송출한다.

▲2016년부터 9년간 산타 버스를 운행해 온 대진여객 소속 버스 기사 주형민씨가 22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종점에서 새로 치장한 버스 운행을 앞두고 인사하고 있다. 부산시와 버스운송사업조합이 민원이 있었던 크리스마스 장식물은 제거하고 내 외부에 크리스마스 그림을 도배해 산타버스 분위기를 연출한 총 10대의 산타버스가 시내를 운행하게 된다. ⓒ연합뉴스

부산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아쉬움이 있어 승무원과 조합, 부산시가 보다 안전한 방향으로 운행할 수 있는 산타버스를 추진하게 됐다"며 "시민들의 반응을 살펴 정례화 여부도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부산 산타버스는 대진여객 187번 버스를 운행하는 기사 주형민 씨가 9년 전부터 버스를 직접 꾸미고 산타 복장을 한 채 운행하며 부산의 연말 명물로 자리 잡았다. 올해에도 운행을 시작했지만 "화재 발생에 취약하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운행을 중단할 위기에 놓였었다.

해당 민원을 제기한 민원인은 과거 8000건이 넘는 악성 민원으로 2년 8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