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자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을 지명한 것에 대한 파장이 일고 있는 상황과 관련 "국민 여러분들께서 각료 지명이나 인사에 있어 참으로 고려할 게 많다는 점을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30일 청와대 세종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대통령의 가장 큰 책임은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가 하고 있는 대통령이란 직책이 무엇인지, 어떤 걸 해야되는지 자꾸 생각하게 된다"며 "국민들의 통합된 힘을 바탕으로 국민과 국가의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는 최종 책임자, 그게 바로 대통령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물론 모든 일들은 최종적으론 국민의 뜻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그 과정에서 다름을 서로 인정하고 나와 다른 사람들의 존재를 긍정해 주고 의견이 다른 게 불편함이 아니라 시너지의 원천이라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멘트만 모으면 시멘트 더미고 모래만 모아놓으면 모래더미다, 내가 모래라면 모래 말고 자갈이나 시멘트, 물을 모아야 한다"며 "그래야 콘크리트를 만들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간다. 그래서 좀 더 포용적이고 융화되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참 동안 통합과 관련한 대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최종 권력을 갖게 되더라도 쟁취하는 과정에 함께한 세력, 사람들만이 모든 것을 누리고 그 외에는 모두 배제하면 그건 정치가 아니라 원시적인 전쟁이 되어 버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일곱 가지 색깔을 가진 무지개와 같은 집단"이라며 "파란색을 좋아하는 사람이 권한을 가졌다고 해서 그 사회를 통째로 다 파랗게 만들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나라의 내일을 위한 길에 니편내편 따로 있을 수 있겠나"라고 반문하며 "이념을 초월해서 힘을 모으고 진영을 넘어 지혜를 담아내겠다"고 말했다.
이후 국무회의 보고 안건에 대한 토의를 이어가던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또다시 관련 사안에 대한 의견을 표명했다. 특히 그는 지지자들과 민주당 내부 비판을 의식한듯 "무지개, 포용, 화합을 얘기했더니 '그럼 잡탕하자는 거냐'고 할 것 같다"며 "잡탕을 만들자는 건 아니고 파란색 중심의 조화로운 오색빛깔 무지개를 만들자는 얘기"라고 부연했다.
이어 "일부 언론에서 '보수에만 자리 다 주면 집권할 때 도움 준 사람은 뭐냐'는 이상한 기사를 쓰던데, 다 주긴 뭘 주냐"며 "억지가 아니고 근본적으로 가치, 원칙, 기준을 다 유지하는데 이것만 가지고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색깔들을 막 다 받아들여서, 무지개 색깔을 다 섞으면 검은색 되듯이 만들겠다는 것은 아니"라며 "각자 특색을 다 유지하되 우리 구성원 모두가 푸른색을 선택할 때 각자 가진 기대, 우리가 해야할 원칙과 가치를 잃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에 국민의힘 3선 의원 출신 이혜훈 후보자를 파격 발탁했다. 다만 이 후보자가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반대 집회에 참여하는 등 12.3 비상계엄을 옹호한 전력이 불거지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도 "국민들은 대통령의 이번 인사권 행사를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지 모르겠다"(곽상언 의원),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다. 동의하기 어렵다"(윤준병 의원) 등 비판이 나왔다.
비판이 거세지자 전날 이 대통령은 "본인이 직접 소명해야 하고, 단절의 의사를 표명해야 되는 게 맞는게 아닌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이 후보자는 이날 "내란은 헌정사에 있어서는 안 될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며 "당시는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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