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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실서 발생한 조리실무사 안전사고 책임 여부 두고 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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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실서 발생한 조리실무사 안전사고 책임 여부 두고 논란 가중

경찰, ‘업무상과실치상’ 혐의 적용… 해당 학교 영양교사 검찰 송치

교육계 "교육현장, 잠재적 범죄현장으로 만드는 과도한 조치" 한 목소리

▲경기도내 한 학교 급식 조리실 모습. ⓒ프레시안(전승표)

경기도내 한 중학교 급식조리실에서 조리실무사가 다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해당 학교 영양교사를 검찰에 송치한데 대한 교육계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2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영양교사 A씨는 지난달 25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화성시의 한 중학교에서 영양교사로 근무 중인 A씨는 지난해 7월 안전관리에 소홀해 해당 학교 급식조리실의 조리실무사 B씨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사고는 B씨가 핸드믹서기를 청소하던 중 전원이 작동하면서 손가락을 다친 것으로, B씨는 즉각 병원에서 봉합 치료를 받고 현재는 회복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초 사고 직후 경찰에서 안전관리 책임자로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던 A씨는 피의자로 전환돼 수사를 받았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이 즉각 이의를 제기한데 이어 경기도교육청도 교육활동 침해 피해 교원에게 행정·법률·심리 상담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안심콜 ‘탁’을 통해 법률 지원에 나섰지만, 경찰은 지난달 25일 끝내 A씨를 검찰에 넘겼다.

영양교사는 급식실 전반의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책임자인 만큼, 안전관리 소홀에 따른 혐의가 성립된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라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그러나 사고 직후 119 이송 조치 등 필요한 구호와 후속 조치를 이행하며 동료이자 안전관리 책임자로서의 도의적 책임을 성실히 수행했고, 심지어 사고 당사자인 B씨조차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처벌불원서까지 경찰에 제출했음에도 이뤄진 혐의 인정 및 검찰 송치 사태에 대해 교육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경찰의 수사 결과는 교원의 책임 범위를 현저히 벗어난 과도한 법적 판단"이라며 "학교 내 교육활동과 급식은 본질적으로 위험요소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 집단적 활동임에도 불구, 고의나 중과실이 아닌 사고까지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교사들은 교육활동보다 법적 책임을 먼저 걱정할 수 밖에 없어 결국 학생들의 교육권 침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기교총은 본 사안을 단순한 개별 사건이 아닌 모든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와 직결된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억울한 상황에 처한 영양교사를 끝까지 보호하는 것은 물론, 교원이 안심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학교 현장을 만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3일 평택 이충고등학교 급식실을 방문해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있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경기도교육청

그러면서 △검찰은 교육현장의 특수성과 관리·감독 책임의 합리적 범위를 종합적으로 고려, 신중하고 상식적인 판단을 내려 달라 △수사기관은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학교 안전사고에 대해 교사 개인에게 형사책임을 전가하는 관행을 즉각 중단하라 △교육당국은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교원의 법적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고, 불가항력적 사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경기교사노동조합도 "수사기관이 해당 영양교사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사태에 대해 분노와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라며 "해당 사고는 조리 과정 중 발생한 개별적 안전사고였음에도 수사기관이 영양교사에게 형사 책임을 묻는 것은 교육현장의 특수성을 완전히 무시한 ‘기계적 법 집행’이자 ‘과도한 책임 전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경기교사노조는 "순찰 중인 경찰관이 다쳤다고 관리자인 경찰서의 과장을 입건하지 않듯이 조리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의 책임을 영양교사에게 묻는 것은 상식 밖의 처사로, 예측 불가능한 개별 사고에 대해 무한 책임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라며 "특히 이번 사례가 선례로 남는다면 향후 체육활동과 과학실험 및 체험학습 등 모든 학교 안에서의 교육활동 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담당교사는 형사처벌을 받게 될 것으로, 결국 수사기관이 교육현장을 ‘잠재적 피해자 양성소’로 전락시키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앞으로 필요한 일은 교사를 피의자로 만드는 수사가 아닌, 학교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안전관리시스템을 갖추는 일"이라며 "경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한 송치 결정이 얼마나 무리한 판단이었는지 똑똑히 직시하고 각성해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한영양사협회와 대한영양사협회 전국영양교사회 등 전국 영양사·영양교사 단체들도 "수사기관이 영양교사를 형사 책임의 주체로 판단해 피의자로 전환, 검찰에 송치한 것은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명백한 오판"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영양교사와 조리실무사는 ‘식품위생법’ 및 ‘학교급식법’에 따라 각자의 업무영역이 구분돼 있으며, 법에 따라 영양교사는 조리실무사의 위생업무와 관련된 사항을 지도·감독하는 신분일 뿐, 조리실무사의 산업안전책임자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인사·노무관리 등의 권한이 없는 영양교사와 조리실무사는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관계의 동료"라고 설명했다.

한편,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A씨의 검찰 송치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31일 즉각 자신의 SNS를 통해 경찰 측 조치에 대해 강한 어조로 문제를 제기했다.

임 교육감은 "영양교사가 핸드믹서기 사용 및 청소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안전교육과 위험성 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가 검찰에 송치될 사안인지 묻고 싶다"며 "심지어 해당 영양교사는 별도의 고소나 민원조차 제기되지 않은 상황에서 피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고, 조리실무사가 처벌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밝혔음에도 끝내 책임을 물었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학교 급식조리실의 기구들은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위험성 평가로 안전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으로, 개별 기구의 구체적 안전교육과 위험성 평가 미시행까지 형사적 책임으로 묻는다면 도마 위의 칼과 교실의 가위 사고 역시 교사의 책임이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학교 교육활동 중 발생한 모든 사고에 대해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음에도 교사에게 과도한 법적 책임을 묻는다면, 교육활동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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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표

경기인천취재본부 전승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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