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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끝나가는데 CES행”…포항시의원들 美 출장에 ‘혈세 외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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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끝나가는데 CES행”…포항시의원들 美 출장에 ‘혈세 외유’ 논란

지방선거 앞두고 시의원 7명 포함 27명 대규모 파견…행안부 ‘임기 1년 전 해외연수 금지’ 지침 무시 지적

1인당 7~800만 원 출장비·선정 절차 불투명…“정책 반영도 못 할 해외 견학, 사실상 졸업여행” 비판 확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IT·디지털 박람회 ‘CES 2026’에 경북 포항시의원들이 대거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임기 종료를 앞둔 시점의 국외출장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세금으로 떠나는 졸업여행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포항시와 포항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9일(현지시간)까지 열린 CES 2026에 포항시 방문단은 총 27명 규모로 꾸려졌다.

장상길 부시장을 포함한 포항시 공무원 15명과 포항시의원 7명, 시의회 직원 4명 등이 포함됐다.

단일 박람회 참가를 위해 기초지자체가 이처럼 대규모 인원을 해외에 파견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문제로 지적되는 대목은 시의원들의 참여 시점이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부분의 현직 시의원들은 임기 종료를 불과 몇 달 앞둔 상태다.

행정안전부는 2025년 말부터 ‘지방의원 임기 만료 1년 전부터는 단순 해외연수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항시의회는 다수 의원을 포함한 해외출장을 강행했다.

이번 출장에 참여한 시의원들은 자치행정위원장, 복지환경위원장, 예결산특별위원장 등 상임위원장급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시의회 측은 관련 부서와의 연계를 고려한 구성이라고 설명하지만, CES와 직접적 연관성이 크지 않은 위원회 소속 의원들까지 포함된 점을 두고 “형식적인 명분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출장 경비는 국외출장 규정에 따라 시의회 예산에서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출장 비용은 항공료와 체재비 등을 포함해 약 700만~800만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해외출장 기회를 얻지 못했던 일부 의원들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이번 방문단에 대거 포함된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지방의회 운영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1월에 CES를 다녀오면 곧바로 선거 국면에 들어가고, 6월이면 임기가 끝난다”며 “사실상 정책 반영이나 후속 조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민 혈세로 미국 출장을 다녀온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임기 마무리를 기념하는 외유성 출장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절차적 정당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시의회 내부에서는 △전체 의원 대상 참여 의사 조사 여부 △상임위 또는 의장단 차원의 공식 논의 △출장자 선정 기준 등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명한 결정 과정 없이 일부 의원들만 해외출장 기회를 누렸다는 점에서 내부 불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논란은 이미 전례가 있다. 지난 2024년 ‘12·3 비상계엄’ 직후, 국민의힘 소속 초선 시의원 9명이 CES 2025 출장을 추진했다가 언론과 시민단체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출발 직전 전면 취소한 바 있다.

당시에도 “시국과 민심을 외면한 해외출장”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한편 포항시 측은 이번 CES 참관을 통해 AI 기반 제조혁신 기술, 산업 자동화 솔루션, 데이터 활용 플랫폼 등을 살펴보고 철강·이차전지·제조업 등 포항의 주력 산업과 연계 방안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의원들이 이러한 기술 검토와 정책 설계에 실질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출장 결과 보고서 몇 장으로 모든 논란이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임기 말 해외출장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시의회는 시민 앞에 분명히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시와 포항시의회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현지시간) 4일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IT·디지털 박람회 ‘CES 2026’에 포항 중소·벤처기업 15개 사와 함께 참가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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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호

대구경북취재본부 오주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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