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호남과 영남 등 남부에 반도체 벨트를 만들겠다고 신년사에서 밝혔다. 최근 쟁점이 된 ‘용인 반도체 산단의 지방 이전’과 관련해 의미심장한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반도체를 포함해 남부 지방을 인공지능, 재생에너지 등 첨단 산업의 중심으로 만들어 '지방 주도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난 1일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에너지가 풍부한 남부의 반도체 벨트부터 인공지능 실증도시와 재생에너지 집적단지까지, 첨단산업 발전이 지역의 발전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설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용인반도체클러스터의 이전 논란에 불을 지핀 셈이 됐다.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용인반도체클러스터의 새만금 이전을 촉구하면서 맨 처음 시위를 당겼다.
안 의원은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전력 수급과 송전망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사업"이라며 "에너지 전환과 균형발전이라는 국가 과제의 관점에서 새만금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반도체 기업들을 향해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달라"고 언급한 점을 상기시키며 "민주당이 에너지 전환을 통한 균형발전에 정치적으로 앞장서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한술 더 떠 지난 4일에는 "윤석열이 전북에서 저지른 이 내란을 끝내는 길은 분명하다"며 "용인 반도체 삼성전자 사업을 전북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공장 유치가 아니라 윤석열이 폐기한 새만금의 미래를 복원하고 송전탑 갈등을 끝내는 일"이라고 주장하면서 '삼성전자'를 콕 집어 '새만금 이전'을 촉구했다.
이에 맞서 여,야 구분 없이 경기 용인 지역 국회의원과 단체장들은 SNS와 인터뷰, 입장문 등을 통해 새만금 이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000조원이란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해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황당한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을 즉각 밝혀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가세했다. 그는 "민주당 일각에서 이미 첫 삽을 뜨고 보상이 진행 중인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쪼개서 새만금으로 보내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새만금은 넓은 부지와 항만이 있어 원료 수입, 제품 수출이 중요한 이차전지와 데이터센터의 최적지"라며 "새만금은 배터리의 메카로, 용인은 반도체의 심장으로, 이것이 서로 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지사는 "사업의 불확실성은 줄이고 속도는 높여야 한다. 국가와 기업, 지역이 함께 준비해 온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정상 추진하고, 남부권은 재생에너지, AI 기반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확립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이전 여부를 놓고 '백가쟁명'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은 8일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호남 이전 주장에 대해 "클러스터 대상 기업 이전을 검토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업 이전은 기업이 판단해야 할 몫"이라고 밝힌 것이다.
대통령은 "호남과 영남 등 남부에 반도체 벨트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는데 청와대 대변인은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한 발 빼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기업이 알아서 할 일'에 대해 대통령은 그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남부권에 반도체 벨트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셈이 된다.
정치권과 지역에서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지역의 생존'을 걸고 새로운 국가성장전략을 놓고 피 말리는 논쟁을 벌이고 있는데 청와대는 알듯 모를 듯한 '스무고개'를 내놓고 선 '팔짱을 끼고 강 건너 불 구경'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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