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교사 성폭력 사건이 개인의 일탈을 넘어 학교 운영구조 전반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가해 교사로 지목된 인물이 학교 재단 이사장과 인척 관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건 이후의 대응 과정 전반에 보이지 않는 권력이 작동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울산 시민단체와 경찰 등에 따르면 해당 학교 기간제 교사 A씨는 지난해 9월 술자리 이후 같은 학교 부장교사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또 다른 기간제 교사 C씨도 B씨로부터 반복적인 성추행과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피해 교사들은 사건 직후 학교 관계자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가해자와 피해자를 즉각 분리하는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사건의 중대성에 비해 학교의 대응은 늦었다. 가해 교사에 대한 직위해제는 신고 이후 한 달 가까이 지나서야 이뤄졌고 그 사이 피해 교사들은 학교 안에서 정상적인 근무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 시민사회단체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가해 교사가 학교 재단 이사장과 인척 관계라는 점이 알려지며 학교 내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시민사회단체와 피해 교사 측은 B씨가 공식적인 인사권자는 아니었지만 사립학교 특유의 폐쇄적 구조 속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고 주장한다. B씨는 과거 학생 인권 침해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학교 현장에 남아 있었고 이번 사건에서도 즉각적인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사장 친인척'이라는 지위가 보호막으로 작동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키운다.
울산교육청은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해당 학교법인에 가해 교사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하고 징계 수위가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가볍다고 판단될 경우 재심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민단체들은 사후 징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이사장 친인척 관계가 학교 운영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구조적 개선 없이는 유사한 사건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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