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일본 나라현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양국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136명 등이 수몰됐다고 알려진 조세이 탄광의 유해 신원 확인을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일본 나라현 정상회담장에서 공동 언론발표식을 갖고 "이번 회담을 계기로 과거사 문제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어 낼 수 있어 참으로 뜻깊게 생각한다"며 조세이 탄광 문제를 언급했다.
조세이 탄광은 야마구치현 우베시 연안에 있던 해저 탄광으로, 일제강점기였던 1942년 갱도 붕괴로 조선인 노동자 136명 등이 수몰됐다고 알려진 곳이다.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의 수몰 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은 지난해부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시민들이 모아준 돈을 바탕으로 유해 발굴 작업을 벌여왔으나, 일본 정부는 그간 안전성 우려를 이유로 유골 수습 지원에 난색을 표해왔다.
지난 4월 이시바 시게루 당시 총리가 국회에서 처음으로 "국가가 어떤 지원을 할지 검토하고 싶다"는 입장을 표한 데 이어, 다카이치 총리도 유해 수습에 필요한 실무 협의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42년 일본 우베시 조세이 탄광에서 183명의 한국인과 일본인이 수몰된 사고가 있었고, 80여 년이 지난 작년 8월에서야 유해가 발견된 바 있다"며 "양국은 동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하고, 구체 사항에 대해서는 당국 간 실무적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각별한 관심에 감사드린다"고 감사를 표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서도 한일 간 협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정책에 있어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은 또한 지역·글로벌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하고,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인식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중일 갈등을 염두에 둔 듯 "저는 동북아 지역 한중일 3국이 최대한 공통점을 찾아 함께 소통하며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경제·사회 분야에서의 협력도 이어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 분야에서는 양국이 교역 중심의 협력을 넘어 경제안보와 과학기술, 그리고 국제규범을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한 보다 포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캠 범죄를 비롯한 초국가 범죄에 대해서도 양국이 공동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우리 경찰청 주도로 발족한 국제공조 협의체에 일본이 참여하기로 하였으며, 양국 간 공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합의문도 채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출입국 간소화, 수학여행 장려 등과 함께, 현재 IT 분야에 한정되어 있는 기술자격 상호인정을 다른 분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며 "인공지능, 지식재산 보호 등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더욱 심화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다만 일본의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가 논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날 언론 발표문에는 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전날 방송된 일본 NHK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 국민의 감정과 신뢰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단기적으로는 어렵겠지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대한 협력을 얻기 위해서는 그것도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한일 정상회담이 보여주는 것처럼, 새로운 한 해 병오년은 지난 60년의 한일관계를 돌아보고 새로운 60년을 준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다시 한번 각별히 파격적인 환대를 해 주시고,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서 온몸을 던지다시피 특별한 배려를 해 주신 총리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조세이 탄광 문제와 관련해 "야마구치현 조세이 탄광 유해와 관련해 DNA 감정 협력을 위하여 양국간 조정이 진전되고 있는 것을 환영한다"고 언급하며 "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시작으로 올해가 양국관계 한층 더 높은 단계 발전의 해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 다카이치 총리는 "핵미사일 문제를 포함한 대북 대응에 대해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일한(한일), 일한미(한미일) 간 긴밀히 협조를 해서 대응해 나걸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라고 표현한 부분에 대해 다카이치 총리는 '북한 비핵화'라고 한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 "납치 문제를 즉시 해결하기 위해 이 대통령이 강력한 지지를 해주신 것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이번 발표에서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한미일 공조 관계의 중요성을 거듭 언급하며 "양국을 둘러싼 전략 환경이 갈수록 엄중해지는가운데 일한(한일), 일한미(한미일)의 연대 중요성은 더욱 더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도 이 대통령과 저의 리더십으로 양국관계를 크게 발전시키고 아울러 일한미 3국 협력도 힘차게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아픈 과거 있지만... 전후 양국은 서로에게 크나큰 힘이 되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일본 나라현을 찾아 한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양쪽 외교부 장관과 국가안보실장 등 소수가 참석한 소인수 회담 20분, 참석자를 넓힌 확대회담 68분 등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일본 나라현 정상회담장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한때 아픈 과거의 경험을 갖고 있긴 하지만 한일 국교 정상화가 된 지도 이제 환갑, 60이 지났고 다시 또 새로운 60년을 시작하게 됐다는 점에서 총리의 말씀처럼 오늘의 이 회담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후 한국과 일본은 괄목할 만한 성장과 발전을 이뤄냈는데, 그 성장 발전의 과정에서 한국은 일본에게, 일본은 한국에게 크나큰 힘이 되었다는 것은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도 이 복잡하고 어지러운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가 새로운 더 나은 상황을 향해서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한일 간의 협력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한일 협력을 강조했다.
이어 "상황은 복잡하고 어렵고 불편한 부분도 있지만, 또 편하고 좋은 측면들도 혼재하기 마련"이라며 "그런 상황에서는 좋은 점들을 더 발굴해서 키우고 불편하거나 나쁜 점들을 잘 관리해서 최소화시키면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해서 손 꼭 잡고 함께 가면 더 나은 미래를 확실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교류와 협력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때이기 때문에 나라에서 총리와 제가 회담을 갖게 된 것은 정말 각별한 의미가 있다"며 "총리와 제가 손을 맞잡고, 또 일본 국민들과 한국 국민들이 힘을 합쳐서 대한민국과 일본의 새로운 미래를 향해서 함께 잘 걸어가면 좋겠다"고 거듭 협력적 관계를 강조했다.
또한 정상회담이 열리는 나라현이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임을 언급하며 "총리의 고향에서 이렇게 뵙게 돼서 정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정상회담 같다", "이 지역이 아마 고대의 한국 한반도와 일본의 문화 교류의 중심이었던 것 같다"고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올해 셔틀외교 첫 기회에 대통령과 한국 대표단 여러분을 제 고향인 이곳 나라에 모실 수 있게 되었다"며 "이 대통령과 일한(한일) 관계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해 공통된 인식 하에 심도 있는 논의를 가질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함께 일한(한일)관계를 전진시키면서 양국이 지역의 안정을 위해 공조하여 역할을 다 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금 가졌다"며 "대통령께서는 앞으로의 60년이라는 말씀을 했는데, 양측이 국교 정상화 60주년이었던 작년에 일한(한일) 관계의 강인함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이번 대통령의 방일을 시작으로 일한 관계를 한 층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키는 한 해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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