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 갤러리가 올해 첫 전시로 광주를 대표하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의 초대전 '이이남의 산수극장'을 선보인다. 전시는 오는 3월 1일까지 광주신세계 본관 1층 갤러리에서 열린다.
23일 신세계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이미지가 무한히 생산·소비되는 동시대 미디어 환경 속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전면에 내세운다.
스마트폰, SNS, 생성형 AI 확산으로 시선이 끊임없이 분절되는 시대에, 작가는 전통 산수화를 매개로 보는 행위의 의미를 다시 사유하도록 이끈다.
이이남 작가는 지난 2005년 광주신세계미술제 대상 수상 이후 고전 회화와 뉴미디어 기술을 결합한 독창적 작업으로 국내외 주목을 받아왔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2025년 APEC 정상회의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소개되며 대중적 인지도 또한 확장했다.
입구에서 관람객을 맞이하는 작품은 '잠자는 박연폭포', 겸재 정선의 120cm 원화를 감상자가 위에서 내려다보는 720cm 대형 영상설치로 확장해, 익숙한 명화를 전혀 다른 감각으로 마주하게 한다.
전시장 안쪽 상영실에서는 강희안의 '고사관수도'와 클로드 모네의 '해돋이'가 빛을 매개로 한 영상설치로 병치된다.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권의 작품이 한 공간에 공존하며, 관람객은 바닥에 투사된 빛과 색채를 거닐며 풍경의 일부가 되는 체험을 하게 된다.
동시대 미디어 환경의 또 다른 특징인 '파편화' 역시 주요 주제로 다뤄진다. 쇼츠 중심의 파편적 영상 유통은 이미지 인지방식의 급격한 변화를 불러왔다. '산수의 파편' 연작과 말의 해를 기념한 '파편 마상인물도'는 회화를 구성하던 일부 요소를 도자기 파편과 3D 영상으로 재구성해, 부분이 곧 하나의 완결된 작품으로 읽히는 새로운 미감을 제시한다.
전시의 마지막은 '지금, 이 자리의 시선'을 환기한다. 윤두서의 '자화상'을 해체해 작가 자신의 얼굴이 드러나는 '해체된 자화상'은 전시를 준비하는 작가의 현재를 드러내고, 전통 책가도를 재해석한 '책가도' 속 거울에는 관람객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투영돼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자의 현재를 기록한다.
이번 기획전은 작품 앞에 멈춰서는 관람을 넘어, 공간을 이동하며 시선과 위치에 따라 변화하는 장면을 체험하도록 설계됐다. 빠르게 소비되는 이미지의 흐름 속에서 잠시 속도를 늦추고, 자신만의 리듬으로 이미지를 사유하는 시간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광주신세계갤러리 백지홍 큐레이터는 "기술이 이미지를 다루는 방식을 확장할수록, 무엇을 볼 것인가보다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가 더욱 중요해진다"며 "올해 첫 전시로 준비한 이번 전시가 한 해의 방향을 모색하는 시기에, 물을 바라보며 사유하던 선비처럼 각자가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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