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울산을 찾아 시민들과 직접 마주 앉은 새해 첫 타운홀 미팅은 산업수도 울산의 현실과 이를 바라보는 인식의 차이를 그대로 드러낸 자리였다.
25일 울산시와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제조업 경쟁력, 인공지능(AI) 기반 산업전환, 지방균형발전을 주요 화두로 제시했다. 울산시는 소버린 AI 집적단지 구축, 산업인프라 확충, 문화시설 조성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과제들을 건의했다. 대통령은 울산이 자동차·조선·화학 등 국가 기간산업을 이끌어온 도시라는 점을 언급하며 산업전환 역시 울산이 앞장설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가장 주목을 받은 장면은 조선업을 둘러싼 발언이었다. 김두겸 울산시장이 "인건비 부담이 커 조선업에 남는 게 없다"는 취지로 말하자 이 대통령은 "조선이 망한답니까", "그 말이 믿어지느냐"고 즉각 반문했다. 대통령은 외국인 노동자 임금수준을 언급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경쟁력을 갖춘 산업이 저임금 구조에 기대 유지되고 있다는 인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선업 위기의 원인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를 둘러싼 시각차가 선명하게 드러난 순간이었다.
외국인 노동자 처우를 둘러싼 발언도 현장에서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다. 대통령은 낮은 임금 구조를 당연시하는 인식 자체가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며 지속가능한 제조업을 위해서는 구조 전반을 다시 봐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현장을 정확히 짚었다는 평가와 함께 지역 산업의 복합적 현실을 충분히 반영한 발언이었는지를 두고 시선이 엇갈렸다.
시민 질문은 일자리 불안과 산업안전 문제로도 이어졌다. 울산의 주력산업이 경기변동에 크게 흔들리는 구조라는 점과 대형 사고가 반복돼 온 산업현장의 안전문제가 거론되자 대통령은 "성장과 안전을 동시에 놓칠 수는 없다"며 국가의 책임을 강조했다. 산업전환 과정에서 노동과 안전이 후순위로 밀려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발언이었다.
이번 울산 타운홀 미팅은 단순한 정책 제안의 자리를 넘어 지역 행정과 중앙정부가 산업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가 그대로 드러난 자리였다. 비용 논리로 산업위기를 설명하려는 접근과 구조개혁과 공정한 분배를 함께 보려는 시선이 현장에서 맞부딪혔다. 대통령이 던진 반문과 질문은 울산 산업의 현실을 다시 들여다보라는 요구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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