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난민 신청을 한 외국인이 출입국 직원에게 제출한 휴대폰 내부 정보를 근거로 심사 불회부 결정을 받았다. 이 과정이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난민 신청자의 전자정보를 조사할 때 세부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 의견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달 5일 법무부장관에게 출입국항 난민 신청자의 휴대전화 등 전자정보를 조사할 때 범위와 방법에 관한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고 신청자의 자발적이고 구체적인 동의를 확보하는 등 세부 절차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의견 표명은 난민 신청자 A 씨와 B 씨의 변호사가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이뤄졌다. 결정문에 따르면, A 씨와 B 씨는 지난 2024년 C 출입국의 난민인정 회부 심사 과정에서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받았다. 피해자들은 휴대전화를 가져가 어떤 범위의 무슨 내용을 볼 것인지 알 수 없었고, 언제 어떤 방법으로 어디까지 조사하는지도 알지 못했으며, 동의를 거부할 경우의 불이익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 채 반강제적으로 휴대폰을 제출했다고 한다.
출입국 직원들은 피해자들의 휴대전화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와 메신저 등을 열람했다. 이러한 개인정보 열람은 피해자들이 동의한 내용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해당 정보는 난민인정 심사에 인용됐고, 피해자들은 난민인정 심사 불회부 결정을 받아 한국에서 체류할 수 없게 됐다.
인권위 조사 결과, 피해자들은 단순히 휴대전화 제출 요구에 응했을 뿐 열람의 구체적 범위, 정보 활용 방식, 사후 권리 행사 방법 및 대체 수단 등에 대한 설명을 전혀 듣지 못했다. 또한 타국의 출입국항에서 난민 신청을 하는 낯설고 위축된 상황에서 체류 결정권을 가진 직원의 요구에 따라 휴대전화 제출에 동의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난민법 시행령을 근거로 출입국이 난민신청자에게 난민인정 심사 회부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을 질문하고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C 출입국의 조치가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진정 사건은 기각하더라도, 출입국항 난민신청자의 휴대전화 등 전자정보를 조사(열람)함에 있어서 세부적 절차에 관한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법무부장관에게 표명했다.
한편 유엔난민기구(UNHCR) '난민지위결정에 관한 절차적 기준'에 따르면, 난민신청 절차는 '정보 제출 및 열람과 관련하여 충분한 설명 제공, 자발적이고 구체적인 동의, 열람 범위의 명확화'를 필수 요건으로 두고 있따. 또한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제17조는 개인정보 처리 동의를 받을 때 정보주체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동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동의 내용을 구체적이고 명확하며 이해하기 쉽게 제시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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