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전국 최초 아동·청소년 성착취 전담센터'라며 출범을 알린 '서울시 온라인 성착취 안심 ON 센터(아래 안심센터)'가 인력을 구하지 못해 정상 운영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식 개소를 나흘 앞둔 5일까지도 채용한 직원은 한 명에 불과했고, 센터장도 공석이었다.
안심센터는 서울시가 운영하던 성착취 피해 십대 여성 청소년 지원기관 두 곳을 폐쇄·통합해 설립한 곳인데, 두 기관이 수행하던 청소년 직접 교류 사업을 축소해 피해 회복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프레시안>의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지난달 말 아동·청소년 성착취 범죄를 감시하고 피해자에게 구조 및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안심센터 임시 운영을 시작했다. 정식 개소는 오는 9일이다.
안심센터는 지난해 7월 운영을 종료한 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봄'과 그해 12월 문을 닫은 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 '나무'를 폐쇄·통합한 기관이다. 통폐합을 기점으로 지원 대상을 성착취 피해 여성에서 모든 성착취 피해 청소년으로 확대하고, 변화한 성착취 구조에 맞춰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대응에 무게를 둔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핵심 사업도 이에 맞춰 세워졌다. 인공지능 기반 온라인 그루밍 탐지기술인 '서울 안심아이(eye)를 활용한 성착취 위험 온라인 공간 24시간 감시로 성범죄를 선제 차단하고, 구조한 피해자에게 긴급 상담과 산부인과 진료 등 의료 지원, 1대1 사례관리 등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골자였다.
서울시는 '전국 최초' 온라인 성착취 대응 전담센터라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안심센터 출범은 인력 확보 단계에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서울시가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에 제출한 '십대여성건강센터·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 후속기관 설립 로드맵 및 운영 내용'을 보면, 시는 직원 12명을 채용해 2025년 11월부터 2028년 11월까지 3년 간 안심센터를 운영하려 했다. 운영주체는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다.
그러나 5일 기준 안심센터에 채용된 직원은 한 명이었다. 기관 운영을 총괄할 센터장도 구하지 못했다. 재단이 채용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서울시가 정상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힌 9일까지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안심센터가 온라인 대응에 중점을 두겠다며 청소년 직접 교류와 관련한 나는봄과 나무의 일부 사업을 중단한 데 대해서도, 피해 회복 기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나는봄은 심리상담에 더해 한의과, 치과, 산부인과 등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센터 안에서 직접 제공했다. 센터에 방문한 10대 여성들에게 직접 조리한 음식을 제공해 "집에서도 못 먹는 집밥을 여기서 먹는 것 같아 좋았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나무의 직원들은 위기 청소년을 직접 발굴하고자 그들이 주로 모이는 현장을 찾는 '오프라인 아웃리치' 활동을 했다. 직원들은 성매매하는 10대 여성으로 낙인 찍힌 '경의선 키즈'들을 만나 춤을 추며 격 없이 교류하는 모습은 SNS상에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안심센터는 내부에서 한의과, 치과 진료를 제외한 산부인과 진료만 진행하고, 다른 의료서비스는 외부 이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음식 조리 인력은 채용하지 않는다. 오프라인 아웃리치는 AI를 통한 온라인 아웃리치로 대체할 계획이다.
나는봄에서 일했던 A 씨는 <프레시안>에 "안심센터 업무 분장을 보면 위기 청소년의 피해회복보다는 온라인 성범죄를 잡아내는 일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필요한 일이지만 경찰이 더 잘할 일을 왜 시 산하 센터가 집중하겠다는 건지 의문"이라며 "위기 청소년의 피해 회복에 중점을 두는 것이 피해지원기관이 해야 할 일"고 강조했다.
나무에서 일했던 B 씨는 '오프라인 아웃리치' 폐지에 대해 "수많은 기관이 '온라인 아웃리치'를 진행하고 있지만, 온라인 성착취가 끊이지 않고 고도화되고 있다. 청소년들은 이미 온라인 감시를 피해 움직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오프라인 아웃리치는 청소년에게 닿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효과적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프레시안>에 안심센터가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대해 "예산 확보에 시간이 소요돼 인력 충원 등 준비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시와 재단이 인력을 파견하고 있고, 계속 공개채용을 진행하며 조금씩 운영을 준비해 나가고 있다. 채용이 완료되면 3월 즈음부터는 기관을 완전히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직접 교류 기능 축소 우려에 대해서는 "오프라인 위주 개입 방식은 위기 청소년 지원 측면에서 한계가 크다는 게 서울시 생각"이라며 "더 많은 위기 청소년을 발굴하고 더 나은 지원체계를 만들고자 온라인 성착취 대응에 주목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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