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에서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켠 차량이 정차 중이던 트럭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운전자 보조장치에 대한 과신에 다시 한번 경종을 울렸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6일 오전 4시 25분경 부산 금정구 번영로 금사램프 인근에서 SUV 차량이 교통통제를 위해 정차해 있던 1톤 화물트럭의 후미를 추돌했다. 사고 당시 SUV 운전자 A 씨(60대·남)는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한 상태로 주행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설명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트럭은 전방 교통정체를 알리기 위해 안전유도 조치를 하고 정차해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뒤따르던 SUV가 속도를 유지한 채 접근하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음주 상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크루즈 컨트롤에 대한 인식이다. 크루즈 컨트롤은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를 유지해주는 정속주행 보조장치로 전방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거나 돌발 상황에 대응하는 자율주행 기능과는 다르다. 특히 앞차와의 거리 유지나 자동 제동 기능이 없는 기본형 크루즈 컨트롤의 경우 운전자의 지속적인 전방 주시와 즉각적인 제동이 필수적이다.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크루즈 컨트롤은 장거리 주행 시 피로를 줄이기 위한 보조수단일 뿐 도심이나 램프구간, 새벽 시간대에 사용하면 오히려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졸음이나 순간적인 방심이 겹칠 경우 제동 타이밍을 놓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새벽 시간대에는 도로공사, 사고처리, 교통통제 차량이 예고 없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환경에서 운전자 보조장치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사고 위험을 높일 수밖에 없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 보조 기능을 자율주행으로 오인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이 확산되는 상황 속에서도 기술의 한계와 사용 조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동반되지 않으면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크루즈 컨트롤은 편의를 위한 기능이지 운전 책임을 대신해주는 장치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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