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상임에서 비상임으로 갈아타며 조합장의 장기집권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어 제도적 보완을 중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13알 전북 정치권과 지역 농협 조합원들에 따르면 조합 내 친인척 채용비리와 일감 몰아주기 등 각종 폐단이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로 비상임 조합장이 장기간 연임하는 구조가 지적돼 왔다.
국회는 이와 관련해 △지역 조합장의 경우 선출방식을 조합원의 직접 투표로 일원화하고 △비상임 조합장도 상임 조합장과 동일하게 연임을 두 차례로 제한하는 '농협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해 향후 6개월 후에 개정안이 시행에 들어간다.
하지만 일부 조합장은 법 개정안 처리를 염두에 두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3선의 상임 조합장이 정관을 변경해 비상임 조합장으로 갈아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개정안에도 조합장의 장기집권을 제동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안에 따르면 상임 조합장으로 4년씩 3선을 한 후 비상임 조합장으로 전환해 다시 3선을 할 수 있는 만큼 최장 24년까지 한 사람이 장기집권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완주군 등 전북지역에서는 3선 임기 만료를 앞둔 상임 조합장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관을 바꿔 비상임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조합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완주군의 한 지역 농협은 지난해 11월에 대의원 총회를 열고 조합장을 상임에서 비상임으로 전환하는 정관변경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조합장이 3선이라는 점에서 조합원들 사이에 "'4선 연장 시나리오'가 아니냐"는 강한 의혹이 제기됐다.
일감 몰아주기와 친인척 채용비리 등 각종 폐단을 차단하기 위해 농협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지만 상임에서 비상임 조합장으로 갈아탈 경우 중간에 휴지기가 없어 곧바로 자신의 체제로 전환해 장기집권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이 조합은 정관변경 과정에서 일부 대의원이 무기명 투표를 요구했음에도 "혼란이 예상된다"며 사실상 거수로 찬반 의견만 물은 뒤 정관변경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져 절차적 정당성 시비에 휘말려 있는 상태이다.
일부 조합원은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에 비상임 조합장과 관련한 유권해석을 의뢰했는가 하면 "별도의 대의원협의회를 구성해 조합장 선출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벼르는 등 파장은 확산일로에 있다.
해당 조합의 조합장은 이와 관련해 "임기 만료 후 비상임 조합장으로 출마하더라도 대의원 투표에서 떨어뜨리면 될 일"이라며 "정관변경도 대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정당한 절차였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농협법 개정안에 상임에서 비상임 조합장으로 갈아타려 할 경우 한 차례 휴지기를 두는 등 조합원들의 판단을 구할 수 있는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군 지역 농업 조합원인 K씨는 "현행 조합법으로는 3선의 상임조합장이 마음만 먹으면 비상임으로 갈아타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각종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개정안을 시행하는 근본 취지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며 보완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비상임이사의 연임 제한이 신설됐지만 개정안 시행까지 6개월의 시차가 있는데다 중간에 휴식기간도 없어 조합장 장기집권의 제동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며 "시행령 추진 등 후속 과정에 실질적인 보완방안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