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울산 등 영남권을 중심으로 건조특보가 최장 기록을 경신하는 등 '메마른 봄'이 이어지면서 산불 위험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농어촌공사 저수지가 산불 진화의 '숨은 버팀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사장 김인중)는 산불 발생 시 소방헬기가 신속히 물을 취수할 수 있도록 전국 저수지를 즉각 개방하는 비상대응체계를 가동 중이라고 13일밝혔다.
산불 진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시간'이다. 화재 현장과 취수원 간 거리가 멀어질수록 헬기 왕복 시간이 늘어나고, 이는 곧 진압의 골든타임을 위협하는 변수로 작용한다.
공사는 이러한 한계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2020년 산림청과 '산림재해 공동대응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조체계를 제도화했다.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기반으로 전국 3428개 저수지의 위치와 수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산불 발생 시 가장 가깝고 취수가 가능한 저수지를 즉각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헬기 조종사는 현장에서 신속하게 취수 지점을 결정해 진화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경북·경남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당시, 공사는 관내 25개 저수지를 소방용수 취수원으로 개방했다. 이 과정에서 총 146만 6000톤의 소방용수를 공급했으며, 이는 확산 속도를 늦추고 조기 진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공사는 단순한 사후 대응을 넘어 예방 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논·밭두렁 태우기로 인한 산불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계도 활동과 캠페인을 지속 전개하고 있다. 농업 현장에서의 작은 부주의가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선제적 관리와 현장 중심 홍보를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기후변화로 산불의 대형화·상시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국 저수지 네트워크를 활용한 신속 취수체계는 재난 대응의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기반으로 부상하고 있다. '거리'를 좁히는 전략이 곧 '시간'을 지키는 해법이라는 점에서, 농어촌공사 저수지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주영일 수자원관리이사는 "저수지는 농업용수 공급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넘어, 국가 재난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핵심 방재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산불 위험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비상대응체계를 굳건히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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