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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발호 사건, 고교 프랑스어 교과서 수록…나주 '한불 첫 외교 현장'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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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발호 사건, 고교 프랑스어 교과서 수록…나주 '한불 첫 외교 현장' 공식화

병인양요 보다 35년 앞선 한·불 역사적 첫 만남 규명

▲ 나주시가 '나르발호 사건'을 고교 심화 프랑스어 교과서 수록에 기여한 김미연 검토위원(왼쪽), 최내경 집필총괄자(왼쪽 두 번째), 양수경 시정 자문위원(오른쪽)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2026.02.19ⓒ나주시

1851년 전라도 나주목 관할 해역에서 발생한 '나르발호 사건'이 고등학교 심화 프랑스어 교과서에 수록되며, 한국과 프랑스 간 최초의 외교적 접촉이 이뤄진 현장으로서 나주의 역사적 의미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나주시는 교과서 수록에 기여한 최내경 집필총괄자(서경대학교 교수), 김미연 검토위원(서울사대부고 프랑스어 교사), 양수경 나주시 시정자문위원(한국불어교사협회 대외협력이사, 전 광주불어교사협회장)을 초청해 감사장을 수여했다고 20일 밝혔다.

'나르발호 사건'은 지난 1851년 4월 2일 프랑스 포경선 나르발호가 전라도 나주목(현 전라남도 신안군 비금도) 인근 해역에서 좌초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선원 29명이 비금도에 상륙했고, 이 소식은 중국 상하이에 주재하던 프랑스 영사 샤를 드 몽티니(Charles de Montigny)에게 전달됐다.

▲윤병태 시장이 지난해 6월 프랑스 국제교류 방문 당시 1851년 한불 첫 만남의 상징인 ‘옹기주병’이 보관된 프랑스 파리의 세브르 국립도자기박물관을 방문했다.ⓒ나주시

몽티니는 같은 해 5월2일 직접 비금도를 방문해 자국민 구조에 나섰다. 당시 나주목사직을 겸임하던 남평현감 이정현은 프랑스 외교사절단을 정중히 맞이했고, 양측은 긴장 대신 예우와 존중 속에서 만남을 이어갔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조선의 전통주와 프랑스의 샴페인을 함께 나누는 만찬이 마련됐다. 단순한 구조 활동을 넘어 상호 문화를 공유한 장면으로 기록되며, 인도주의적 대응과 문화 교류가 결합된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몽티니가 기념으로 받은 조선옹기술병은 현재 세브르 국립도자기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실물 유물이 프랑스 현지에 보존돼 있다는 점은 지난 1851년의 만남이 단순한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양국 교류사의 실체적 출발점이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증거로 의미를 더한다.

그동안 한국과 프랑스의 공식 외교관계는 지난 1886년 체결된 조불수호통상조약을 기점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피에르 엠마누엘 후(Pierre-Emmanuel Roux, 파리시테대학교) 교수의 연구를 통해 1851년 나르발호 사건이 양국 간 첫 외교적 접촉이라는 사실이 규명되면서 학계의 평가가 달라졌다.

이번 교과서 수록은 이러한 연구 성과가 공교육 체계 안에서 공식적으로 반영됐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외교사의 시작을 둘러싼 해석이 단순한 학술 논쟁을 넘어 미래 세대의 역사 인식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적지 않다.

나주시는 지난 2023년 '한국과 프랑스 외교사 재조명을 위한 나주와 프랑스의 첫 만남 학술포럼'을 시작으로 나르발호 사건을 체계적으로 조명해왔다. 전시체험관 조성 추진, 역사만화 제작 등 대중화 작업을 병행하며 학술 성과를 시민 체감형 콘텐츠로 확장해왔다.

이번 교과서 수록은 그 연장선에서 이뤄진 가시적 결실이다. 지역 차원의 역사 복원이 국가교육과정 반영이라는 성과로 이어지면서, 나주가 '한불 첫만남의 도시'라는 상징성을 한층 공고히 하게 됐다.

아울러 나주시는 지난해 6월 프랑스 클레르몽페랑시를 방문해 우호교류 협약을 체결하고 문화·교육·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1851년의 만남이 2026년 현재 실질적 교류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와 미래가 맞닿는 상징적 흐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나주시 관계자는 "조불수호통상조약보다 35년 앞선 한불 첫 외교사의 중심에 나주가 있었다는 사실을 국가교육과정에 공인하고 미래세대에 계승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인도주의적 구조와 음식·문화가 함께한 우호의 기록이 미래 한불교류의 기반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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