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3 내란의 우두머리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판결을 사실상 부정하는 입장을 밝히자 오는 6·3 지방선거의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는 PK 국민의힘이 당혹스러운 기색이다. 당내 소장파를 대표하는 조경태 의원은 '당 정화 운동'을 거론하는 한편 일각에서는 지도부와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한탄까지 나오고 있다.
판사 출신인 장동혁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하루 만인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죄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한다"며 "1심 판결은 충분한 근거와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이 내란에 해당한다는 1심 판결을 사실상 부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사과와 절연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며 "단호하게 절연해야 할 대상은 대통령과의 절연을 앞세워 당을 갈라치기하는 세력"이라고 했다. 나아가 강성 지지층을 향해서는 '애국 시민'이라며 포용할 뜻을 보였다. 장 대표는 이를 "진정한 덧셈 정치, 외연 확장"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윤어게인' 세력과의 절연을 거부하는 동시에 윤어게인 세력과의 절연을 요구해온 당내 소장파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송언석 원내대표가 1심 판결 직후 "책임을 통감하며 헌정질서를 위협하고 파괴하는 세력과 행위와 단호히 선을 긋겠다"고 밝힌 만큼 당 내외에서는 장 대표가 전향적인 메시지를 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장 대표가 초강경세를 유지하며 '절윤과의 절연'을 선언하자 당에서는 탄식과 함께 장 대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특히 오는 6·3 지방선거의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는 PK 국민의힘은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당내 소장파의 대표격인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상식을 가진 당내 구성원들이 당 정화 운동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의 간사를 맡은 이성권 의원(부산 사하갑)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장 대표가 국민과 절연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의원은 <프레시안>에 "이대로라면 지선은 폭망"이라며 "당이 이미 심리적 내분 상태에 들어갔다. 당대표가 최대의 리스크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오는 6·3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한 당원은 "내부 분열을 야기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장 대표 자신"이라며 "지선에서 뛰어야 할 출마자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PK 국민의힘이 당혹스러워하는 것은 지역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세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2월 2주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PK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39%에 달한 반면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에 그치며 15%p의 격차를 나타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63%를 기록하며 58%로 집계된 서울, 62%로 나타난 인천·경기보다도 높았다.
때문에 지역에서는 "중앙당과 거리두기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중앙당의 움직임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대로라면 지역을 중앙당과 분리하는 디커플링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따른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3.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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