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과는 지귀연 판사의 (윤석열 1심) 판결문과 일맥상통합니다. '미완의 소설' 같은 이야기죠. '내가 (비상계엄을) 성공했더라면 이런 혼란은 없었을 텐데, 제대로 하지 못해 피해가 발생해 송구하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즉, 행위 자체가 잘못됐다는 사과가 아니라 '성공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의미입니다.
지귀연 판사가 '허술했기에 치명적 피해가 없었고 물리력도 자제했다'며 (특검이 구형한) 사형을 감경해 준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윤석열에게 남은 것은 자신을 지지하는 '윤 어게인' 세력뿐이며, 이번 입장은 그들을 향한 것입니다. 장동혁 국힘 대표의 입장도 결을 같이합니다."(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지귀연 판사가 판결문에서 '성경을 읽으려고 촛불을 훔쳐선 안된다'고 했는데, 윤석열 입장은 '성경 좀 읽으려고 촛불을 가져가서 미안하다'는 정도의 뉘앙스로 들립니다." (김수민 시사평론가)
'상대적 고령', '오랜 공직 생활' 등이 감경 사유? 한덕수는 억울해!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과 김수민 시사평론가는 20일 <프레시안> 대담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날 '내란 우두머리'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이렇게 해석했다.
지난달 내란 특검이 사형을 구형한 것에 대해 지귀연 판사가 내란 자체는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상대적 고령', '오랜 공직 생활', '허술했다' 등을 이유로 무기징역으로 감경한 것에 대해선 조목조목 비판했다.
"무기징역이라는 판결 자체보다 감경 사유들이 납득하기 힘듭니다. '오랫동안 공직에 몸 담았다'는 점이 왜 감경 사유입니까? 공직에 오래 몸 담았으니 더 잘해야 하는 건데 그 공직 경험을 내란을 실행하는데 이용했습니다. 또 재판장은 '65세 고령'이라는 점을 들었는데, 이는 시대착오적인 논리입니다. 감옥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은 사형이나 무기징역이나 마찬가지인데, 고령이라는 점이 왜 중요한지 의문입니다. 가장 납득하기 어려운 점은 '무력행사를 자제했다'는 대목입니다. 장성들의 증언에 따르면 분명히 무력을 행사하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 (김수민)
"전두환 내란 사건 판결 당시에 사법부는 대통령의 긴급조치권을 인정하면서도 사법부가 이를 판단할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이번 윤석열 무기징역 판결은 과거 판례와 불일치할 뿐만 아니라, 낡은 통치행위론을 수용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양형 사유도 지나치게 관대합니다. 내란이 치밀하지 못하고 허술해서 실패했다는 점 등을 감경 사유로 든 것도 이해하기 힘듭니다. 결론적으로 무기징역이라는 중형이 선고되었으나 판결 내용은 난삽해 상급심에서 논리가 정리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박원석)
이들은 내란에 가담한 김용현 전 국방장관(징역 30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징역(징역 18년), 이상민 전 행자부 장관(징역 7년) 등이 선고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특히 '노상원 수첩'에 대해 "실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개인적 메모' 정도로 치부한 것에 대해 "순전히 '운이 좋았기 때문'이지, 피고인들이 자제했기 때문이 아니"라면서 "노상훈의 역할과 메모의 위험성이 지나치게 가볍게 다뤄졌다"고 박 전 의원은 강조했다.
한덕수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검찰이 징역 15년을 구형했으나 '징역 7년'이 선고된 이상민 전 장관 판결에 대해 김 평론가는 "(78세인) 한덕수가 '저도 고령입니다'를 외칠 것 같다"며 이 전장관이 판사 출신이기 때문에 '전관예우' 차원에서 형량이 낮아진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장동혁의 '윤 어게인 정당' 선언, 국힘 의원들이 선택은?
한편, 윤석열 내란에 대한 분명한 사법적 판결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장동혁 국힘 대표가 20일 "1심에 불과하다"며 "계엄은 내란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두 사람 모두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판결 당일인 19일 곧바로 윤석열 내란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 메시지를 낸 것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입장이다.
"국힘 상황은 쇼트트랙 계주 같습니다. 송원석 원내대표가 인코스로 밀어줬는데 장동혁 대표가 아웃코스로 나가버린 꼴입니다. 송 원내대표는 넘어졌고 장 대표는 튕겨 나갈 일만 남았습니다. 장 대표는 봅슬레이처럼 정해진 길을 끝까지 갈 것입니다. (윤석열의) 12.3 사태는 (전두환-노태우의) 5.18과 달리 우리 국민이 범행 현장을 실시간으로 다 지켜보았습니다. 그런데도 내란이 아니라고 했던 사람이 이제 와서 인정하기는 어렵겠죠."(김수민)
"장 대표의 입장문을 보면 당내 절연 세력을 오히려 '해당 행위자'로 몰아세우고 있습니다. 윤석열과 장동혁이 호명하는 대상이 같습니다. 사실상 '윤 어게인 정당'임을 선언한 셈입니다. '절윤'을 하자 했더니 당을 절단내겠다고 합니다. 맨정신인 사람들은 제명을 당하든 징계를 받든 버티기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유죄에 유감을 표하며 위헌 세력과 맞서겠다'고 했습니다. 그 맞서야 할 대상이 바로 장동혁입니다. 당 대표가 저렇게 선언했는데 의원들은 어떻게 할 것입니까? 장 대표와 결별하고 당 혁명을 감행할 것인지 선택해야 합니다. 그간 장 대표에게 호소해 온 소장파들도 이제는 뒤통수가 아니라 '면전'에서 타격을 입은 셈이니, 동행할지 결별할지 답을 내놔야 합니다."(박원석)
이 대담은 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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