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의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여야 간 정치적 갈등 속에 국회 심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계류되면서 지역사회에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법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보류된 상태로, 통합을 기대해 온 지역 정치권과 지자체장들은 조속한 법사위 개최와 본회의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지역 일각에서는 이번 처리 지연을 두고 국민의힘 소속 지역 의원들의 갈팡질팡한 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대구·경북 통합이 성사될 경우 약 20조 원 규모의 재정·정책적 혜택을 기대할 수 있었는데, 정치적 셈법에 밀려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구체적인 통합 구상과 특별법의 세부 내용이 충분히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지적과는 별개로, 최소한 법안 심사 자체는 진행됐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특히 법안이 법사위에서 보류된 가운데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상황이 겹치면서 책임 공방은 더욱 거세졌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명분으로 법사위를 열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는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장악력 부족과 내부 조율 실패가 근본 원인이라고 맞서고 있다. 결국 대구·경북 통합법 처리 불발을 두고 여야가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는 형국이 이어지면서, 지역 숙원 사업이 정쟁의 한복판에 놓였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지금 멈출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정부의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언급하며 준비된 지역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당론으로 정리된 찬성 입장을 근거로 통합 추진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일부 기초의회 의장의 반대를 이유로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현실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 지사는 “만장일치를 기대하며 기다리기보다, 중앙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발전 불균형 해소 약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광역통합 사례인 광주·전남의 공론화 과정을 소개하며, 지역 의원들이 충분한 토론과 합의를 거쳐 통합법을 마련한 사례를 들었다. 임 의원은 대구·경북의 통합 논의가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만을 기다리는 형식으로 진행돼선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치권이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실질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특별법안은 국회 법사위에서 보류 상태에 놓여 있으며,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중단을 선언하고 법사위 및 본회의 처리 협조를 당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역 국회의원, 대구시의회, 경북도의회가 일치된 목소리로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며 “정쟁에 의해 법안이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 지도부는 국힘의 입장 표명을 향해 “행정통합 찬반 의사를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고 비판하면서, 입법 과정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를 촉구했다.
행정통합 논의는 정부가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하나로 추진 중인 ‘5극 3특’ 전략과 맞물리면서 대전·충남, 광주·전남과 함께 여러 권역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통합 반대 의견도 여전하다. 행정통합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도지사 선거 국면과 맞물리며 일부 후보자들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향후 각 후보의 구체적 대안 제시 여부가 도민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으로 보여진다. 특히 경북 북부지역 일부 지자체장, 기초의회 의장들은 통합이 지역 소외와 행정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명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본회의 회기 종료 시한을 앞두고 법사위 개최 여부를 포함한 후속 절차를 둘러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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