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국가 산업단지를 위한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이 추진되는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는 전남과 전북·대전·충남·충북·경기 지역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용인 반도체 국가 산단과 송전선로 건설 재검토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용인 반도체 국가 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이하 '전국행동')'은 4일, 전국의 송전선로 경과 대역 주민과 시민사회·종교 단체 등 2000여 명이 참여한 궐기대회를 열고 정부의 사회적 대화 기구 구성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용인 반도체 산단과 송전선로 건설 추진에 따라 지역 주민의 피해가 강요되고 에너지 '지산지소'에 근거한 에너지 민주주의의 원칙이 훼손되고 있다며 주민 삭발식을 진행하고 상여를 지고 행진하는 등 투쟁 결의를 드러냈다.
안재훈 전국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산업은 수도권에 집중시키고, 전력과 물, 모든 자원은 지방에서 무한히 끌어다 쓰는 정책이 바뀌지 않는다면 그 어떤 국가균형발전도 말 뿐인 구호"일 것이라며 "12년 전, 밀양송전탑 사태에서도 국가의 이름으로 폭력이 자행되고 에너지 민주주의가 훼손된 바 있다"며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는 사회적 교훈을 상기했다.
김희상 전국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역시 "윤석열 내란 세력을 끝장내고 국민주권시대를 열겠다 던 이재명 대통령이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며 국민주권 농민주권 농촌주민들의 주권을 위해 송전탑 건설이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지역의 주민들도 무대에 올랐다. 송전탑건설백지화전북대책위원회 조경희 대표는 사회적 대화가 필요함에도 한국전력이 "입지선정위원회를 강행하고, 변전소 설치공사를 진행하고, 송전탑 설치를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대통령에게 한전을 멈추게 하고 이야기를 시작하자고 촉구했다.
송·변전선로 반대 광주전남대책위원회 정철 상임대표 또한 "광주전남 여러 곳에서 입지선정위원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등 "한전의 폭주"가 멈추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대통령이 이를 멈추기를 요구했다.
김학출 공주시 송전선로 백지화 대책위원회 사무처장은 "한전 세상을 거부한다. 에너지 식민지를 거부한다"면서 "공동체 파괴하는 송전탑 건설 폐기하라"고 외쳤다.
시민사회단체의 발언도 이어졌다. 정수희 신규핵발전소저지 전국비상행동 집행위원은 "전깃줄 하나 없이 매끈한 서울의 파란 하늘, 24시간 환하게 불을 밝힌 상점가를 보면 숨이 막힌다"면서 "그 안락한 도시의 밤을 위해 밀양과 청도, 전국의 농어촌에 거대한 발전소와 송전탑 들이 박혀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 회장은 "오늘도 충남 부여군 옥산면에서 송전선과 관련한 설명회가 열린다."며 "송전선이 지나가는 곳곳마다 지역 주민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긴박한 상황에 대해 호소했다. 이어 그는 "농촌파괴 에너지정책이 아니라 지속가능하고 정의로운 에너지정책이 펼쳐질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종교계를 대표해 이미애 종교환경회의 상임대표는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숙의의 장"을 열기를 제안하기도 했다.
정당 연대 발언에 나선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수도권과 재벌 대기업의 전력 수요를 위해 지역과 농촌의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의 중앙집중식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은 중지되어야" 한다면서 "지역과 농촌 주민들도 쾌적한 환경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를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지 식민지 2등 국민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현 녹색당 대표 역시 "지역민의 삶터는 대기업이 쓰고 버리는 일회용"이거나 "대도시로 전기를 실어나르는 에너지 식민지"가 아니라며 "소중한 터전을 대기업 이윤의 볼모로 내어줄 수는 없다"고 발언했다.
이날 집회 중에 전남 영암과 전북 완주, 충남 대책위 소속 주민들이 삭발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사회적 대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삭발로 결의를 표현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이들은 상여를 메고 곡을 하거나 모형 송전탑을 무너뜨리는 퍼포먼스 등을 통해 용인 산단·송전선로 건설 재검토와 사회적 대화를 촉구했고, 집회를 마치고는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이들은 궐기 대회를 마치며 "용인 산단·송전선로 전면 재검토와 사회적 대화 기구 구성 촉구를 위한 전국행동 3.4 궐기대회 시민사회 긴급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현재 이 선언문에는 1만 2,000여 명의 시민들이 연명했고, 전국행동 측은 10만 명을 목표로 연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전국행동에서 활동하는 환경운동연합 배슬기 활동가는 "정부는 지역민의 목소리를 수용해 즉각 사회적 대화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며 "더 이상 전국의 주민들이 송전선로로 고통받으며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도록 해선 안 된다"고 오늘 궐기 대회의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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