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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진짜 화재 원인 ‘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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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진짜 화재 원인 ‘아크’

박명석 한국폴리텍대학 화성캠퍼스 스마트전기과 교수

전기화재의 주범, 왜 기존 차단기는 침묵하는가?

전기 에너지는 현대 사회의 혈액과 같지만, 한순간의 방심은 돌이킬 수 없는 화재로 이어진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전기화재의 주요 원인은 흔히 합선, 과부하, 누전 순으로 꼽힌다.

▲박명석 한국폴리텍대학 화성캠퍼스 스마트전기과 교수

하지만 실상 내부를 들여다 보면, 단순 과부하나 단락보다는 접촉 불량이나 절연 파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크(Arc)’ 현상이 화재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되는 경우가 압도적이다.

‘아크’는 전극 소손이나 금속 간 마찰 또는 도체 단선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빛을 동반한 섬광 방전 현상이다.

문제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배선용 차단기(MCCB)’나 ‘누전 차단기(ELB)’가 이 치명적인 ‘아크’를 잡아내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기존 차단기의 기술적 한계와 화재 사각지대

기존 차단기들은 설계 목적 자체가 다르다. 배선용 차단기는 과부하와 단락으로부터 선로를 보호하기 위해, 누전 차단기는 누설 전류에 의한 인체 감전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따라서 전력선 내부의 미세한 단선이나 접촉 불량으로 발생하는 ‘직렬 아크(Series Arc)’, 피복 손상으로 인한 ‘병렬 아크(Parallel Arc)’, 외부 충격에 의한 ‘지락 아크(Ground Arc)’ 등은 기존 차단기가 감지할 수 있는 임계치 아래에서 발생하거나, 정상적인 부하 전류와 구분이 어려워 화재로 이어질 때까지 방치되기 일쑤다.

특히 노후 기기나 가구에 눌린 전선, 문틈 사이에서 서서히 파열되는 도체는 언제든 ‘아크’를 일으킬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다.

안전 골든타임을 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전기화재는 발생 후 진압보다 발생 전 예방이 핵심이다. 아크 차단기는 미세한 파형 변화를 감지해 화재의 징후를 조기에 차단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물류창고와 전통시장에서의 시작은 고무적이나, 주거 시설과 다중이용업소 등 인명 피해 우려가 큰 곳으로의 보급 확대가 시급하다.

‘사후 약방문’ 식의 처방보다는 기술적 진보에 발 맞춘 제도적 강제성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우리 사회는 전기화재의 위협으로부터 진정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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