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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빵'이 불러온 대전 관광의 봄, 이제 '머무는 환대'로 응답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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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 '빵'이 불러온 대전 관광의 봄, 이제 '머무는 환대'로 응답할 때

2030의 '경험 소비'와 원도심 '구옥'의 만남, 세대 융합형 체류 모델이 답이다

'대전엔 성심당만 있나?'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보고서가 최근 화제다.

대전연구원이 이동통신과 신용카드 빅데이터를 분석해 내놓은 이 보고서는 대전 관광의 빛과 그림자를 수치로 극명하게 보여준다.

성심당이라는 강력한 브랜드가 대전을 '노잼 도시'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한 일등 공신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로 대전을 방문한 외지인 중 77.5%가 성심당을 방문지로 꼽았으며 대전역에서 출발한 외지인의 첫 번째 결제지 상위 1, 2위가 모두 성심당 본점과 인접한 은행선화동(26.7%)과 중앙동(22.6%)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데이터가 가리키는 지표들은 이제 대전이 '빵' 그 이상의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임을 경고하고 있다.

최근 전국 지자체마다 '빵'을 테마로 한 축제와 마케팅이 쏟아지고 있다. 트렌드의 변화 속에서 빵의 인기가 언제까지 대전만의 독점적 경쟁력이 되어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스쳐 지나가는 관광'의 고착화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전 방문 외지인의 78.5%가 당일치기 체류객이며 야간 소비 비중은 고작 6.4%에 불과하다.

지역 경제의 실질적인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광객을 대전에 '재우는' 전략이 절실하다. 숙박객의 경우 비숙박객보다 음식 업종 소비액이 약 1.7배 높다는 데이터는 '숙박'이 곧 '경제 활성화'의 핵심임을 증명한다.

특히 프로야구 시즌이 돌아오면 대전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른다. 작년에도 SNS상에서는 원정 팬들이 "대전에 숙박시설이 너무 부족하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대형 특급호텔의 유치도 방법이겠지만, 대전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실무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모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로 원도심의 '구옥'을 활용한 리모델링 숙박과 대전의 '밀가루 문화'를 결합한 체험형 모델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대전 관광의 주류로 떠오른 세대다. 대전 방문객 중 2030 세대 비중은 35.8%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으며 이들은 단순한 구경을 넘어 쇼핑(55.7%)과 식도락(25.3%) 등 직접 경험하고 즐기는 소비에 열광한다.

따라서 이들 청년 세대의 취향을 저격할 감각적인 콘텐츠를 기획하고 운영할 주체로서 조리나 관광을 전공한 지역 청년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청년들이 구옥을 리모델링해 대전 세동 밀가루를 활용한 칼국수, 파스타, 튀김 등 체험형 미식을 직접 운영하게 한다면 2030 관광객의 발길을 단단히 붙잡을 수 있다.

여기에 사회적 노련미를 갖춘 중장년층이 시설 관리와 안정적인 운영 지원을 뒷받침한다면 청년들의 창의적인 기획력과 중장년의 숙련된 운영 노하우가 결합된 '세대 융합형 일자리 모델'이 완성된다.

이는 부족한 구도심의 숙박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청년들에게는 새로운 창업의 기회를 중장년들에게는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지역 상생의 해법이 될 것이다.

데이터는 명확히 말하고 있다. 대전역과 성심당을 거점으로 형성된 방문객의 발길을 원도심 깊숙이 그리고 밤늦게까지 붙잡아둘 '공간적 연계'가 부족하다는 것을 말이다.

빵집 앞의 긴 줄을 보며 안주할 때가 아니다. 그 줄에 서 있는 사람들이 대전의 구옥에서 하룻밤을 머물며 대전 밀가루의 깊은 맛을 발견하게 만드는 일, 그것이 대전 관광이 나아가야 할 다음 페이지다.

'빵의 도시' 대전을 넘어 '머물고 싶은 미식의 도시' 대전으로의 진화를 기대해 본다.

문상윤

세종충청취재본부 문상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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