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전남광주특별시장을 뽑는 제9회 6·3지방선거가 석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파면, 그리고 이어진 대선 패배로 혹독한 겨울을 맞은 보수 진영의 호남 내 현주소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10일 국민의힘 광주광역시당에 따르면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진행한 제9회 동시지방선거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자 추천 신청 마감 결과 지원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시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후보 신청 접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광주시민과 전남도민께 무척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시당 측은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내란 공세와 윤 전 대통령 파면, 작년 대선 패배로 인해 여당에서 야당으로 입장이 바뀌었다"며 "이러한 정세변화의 험난한 장벽 앞에 출마예정자들이 등록을 주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날 의원총회에서 12·3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와 윤 전 대통령 정치 복귀 반대 결의문을 전원 명의로 발표한 것을 계기로 분위기가 전환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단순히 정치적 역풍만이 지원자 0명의 원인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광주와 전남이 하나로 묶인 거대한 선거판의 현실적 한계와 당내 복잡한 셈법이 맞물린 결과라는 것이다.
가장 큰 장벽은 '비용과 조직'이다. 광주시장이나 전남도지사 단독 선거일 때는 시·도당 위원장급 인사들이 출마를 결심할 수 있었지만 통합특별시로 범위가 두 배 이상 넓어지면서 선거자금과 조직 관리의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광주선관위에 따르면 통합 이전 선거비용 제한액은 광주시장 약 7억2400여만원, 전남지사 약 15억800여만원이었지만, 이번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는 19억3440여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국민의힘 광주시당 핵심 관계자는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광주·전남을 아우르려면 선거자금이 최소 두 배 이상 뛴다"며 "당의 확실한 지원 보장 없이 개인이 섣불리 짐을 짊어지기엔 부담이 너무 큰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더 결정적인 이유는 '전략공천의 딜레마'다. 만약 안태욱 시당위원장이나 다른 지역 인사가 막대한 자금과 시간을 들여 예비후보로 뛴다고 해도 선거 막판에 중앙당이 득표력을 이유로 중량감 있는 외부인사를 전략공천할 경우 속수무책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관계자는 "후보 입장에선 끝까지 간다는 보장이 있어야 뛰는데 지금은 중앙당에서 밀어준다는 확신이 없다"며 "차순위 후보군들이 이 같은 헛심 쓰기를 우려해 아예 지원조차 하지 않은 것"이라고 귀띔했다.
여기에 당내 호남 최고 중량급 인사인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의 존재도 출마자들의 발을 묶었다. 타 후보가 나서기엔 이 위원장의 그림자가 너무 크고 선거전이 본격화되고 여론의 흐름이 불리하게 돌아가면 결국 당 지도부가 이 위원장 본인이나 그에 필적하는 거물을 전략공천으로 꽂아 넣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시당 관계자는 "이정현 위원장 본인이든, 다른 훌륭한 인사든 전략공천의 가능성은 여전히 크게 열려 있다"며 "비록 지금은 신청자가 0명이지만 호남이 아무리 험지라 해도 제1야당이 메가톤급 선거인 통합특별시장 후보를 아예 내지 않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10일부터 후보자 면접에 들어간 국민의힘은 그 결과에 따라 추가 공모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계엄 트라우마'와 '구인난'이라는 이중고에 빠진 보수야당이, 다가오는 6월 광주·전남의 거대한 심장부에 누구를 링 위로 올릴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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