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현직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범행 대상을 장기간 추적하며 택배기사로 위장해 주거지까지 확인한 정황이 드러났다.
20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피의자 김모 씨는 3년 전부터 피해자를 포함한 전 직장동료 4명을 범행 대상으로 삼고 퇴근길을 따라가거나 차량과 도보로 이동 동선을 파악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수개월 동안에는 택배기사로 보이도록 복장과 물품까지 갖춘 채 아파트를 여러 차례 드나들며 초인종을 눌러 실제 거주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수법도 사전에 설계된 정황이 짙다. 수사당국은 김씨가 지난 16일 오전 첫 범행 시도 당시 피해자가 사는 아파트 층 엘리베이터 출입문에 '고장' 표지를 미리 붙여 비상계단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한 정황을 확인했다. 실제 출근길에 계단을 이용하던 피해자와 마주친 김씨는 목을 조르며 살해를 시도했지만 피해자의 강한 저항으로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다음날인 17일 오전 5시30분께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같은 항공사 소속 50대 기장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창원으로 이동해 또 다른 전 동료를 노렸지만 실행에 이르지 못했고 울산으로 도주했다가 같은 날 오후 8시께 붙잡혔다. 수사당국은 부산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일산 살인미수와 창원 이동 경위, 추가 범행 준비 여부를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범행 동기와 추가 범행 계획, 사전 준비 과정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 장기간 추적과 위장 방문, 동선 유도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이번 사건 수사는 계획성, 반복 가능성, 연쇄 범행 의도 여부를 규명하는 쪽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오후 2시 부산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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