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을 승전으로 이끈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약무호남시무국가(若無湖南是無國家)’ 즉 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고 했다.
충무공이 왜 이렇게 표현했는가? 그 답은 바로 ‘국가군저개고호남(國家軍儲皆靠湖南’에 있다. 임진왜란 당시 호남이 곡창으로서 군량·군수 보급을 원활하게 해준 덕택에 조선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강조하는 말이다.
이는 전쟁에 필요한 군수물자를 호남이 보급했다는 뜻입니다. 이 같은 전통을 살릴 수 있는 길이 전북의 방산 산업 진흥을 통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자치도는 방산혁신클러스터로 지정받기 위해 방산 소재, 부품, 완제품 생산 등 전 주기 기반을 다지고 있다. 역사적 당위로서 전북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전북자치도는 3월 31일 방위사업청 공모사업인 ‘방산혁신클러스터’로 지정받기 위해 사업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앞서 3월 30일 전주 탄소소재 국가산단을 거점으로 ‘국방 첨단복합소재·부품 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소재부터 부품, 완제품까지 연계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방산혁신클러스터 지정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에는 HS효성첨단소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현대로템 등 16개 기업이 참여했다. 현대로템도 3월 3일 협약에 따라 무주군에 종합 항공우주 생산기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기지는 축구장 107개 규모의 76만 330㎡로 조성되며 올해부터 2034년까지 3,000억 원이 투자될 계획이다.
현대로템 무주 투자 확정은 전북 방산 구조의 ‘마지막 퍼즐’을 채운 사건이다. 이제는 탄소·복합소재(전주 탄소산단), 부품·모듈 기업, 최종 수요처 체계종합(현대로템), 실증 공간(새만금), 학·연 인프라(전북대 방산학과) 등 전주기 밸류체인 논리를 성립시킨다.
이는 방위사업청 공모 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 생태계 완성도” 항목에서 강점으로 꼽힌다. 전북은 ‘첨단소재’ 선택의 전략성에 집중하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창원·대전이 체계·연구 중심, 구미는 전자·ICT 기반인 것과 차별화하는 것이다. 이는 국방 5대 전략기술과 직접 충돌하지 않는 비경쟁 영역 포지셔닝 전략으로 심사에서 차별성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방산혁신클러스터 지정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수요 확정형 클러스터’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단순 기반 조성 계획이 아니라 현대로템과 구체적 부품 수요 명시, 도내 중소기업의 참여 예정 품목 제시, 3년 내 시범 납품 사례 제시, “실제 매출 발생 구조”를 명문화해야 한다.
또 방위사업청과 전략적 정렬을 맞춰야 한다. 전북은 전략물자 공급망 자립, 수입대체 소재 국산화, 우주·극초음속 추진기관 연계, 즉 “국가 공급망 안정화 기지”라는 국가적 명분을 전면화해야 한다. 국방과학연구소·국방시험기관 부분 유치 재도전, 단일 기업 의존 구조 탈피, 추가 앵커기업 확보 등이 필요하다. 전북은 대한민국 방산의 전략소재 공급망 기지로서 역할이 부여돼야 한다.
지정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면, 현대로템 투자 확정, 16개 기관 협약, 첨단소재 특화 전략 등 현 단계에서 경쟁권 진입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추가 체계기업 확보, 구체적 수요계약 제시가 이뤄진다면 상위권 도약 가능성이 상승할 전망이다.
방산혁신클러스털로 지정되면 기존 농생명·식품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전략산업으로 전북 제조업이 질적으로 전환할 것이다. 또한 항공·우주·방산은 단위면적 당 생산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GRDP 상승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고급 연구직·기술직 일자리 창출로 청년 유출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전북대 방산학과의 전략적 의미가 강화되고, 이공계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
지금 단계에서 다음과 같은 5단계 장기 전략을 구상할 수 있다. 1단계로 2026 방산혁신클러스터 지정, 2단계 2028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 3단계 2030 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 지정, 4단계 우주발사체 엔진 시험센터 구축, 그리고 5단계 ‘전북 전략물자 자유구역’의 로드맵을 제안한다.
21세기 대한민국은 극초음속, 우주발사체, 전략 소재라는 새로운 전장에 서있다. 전북이 이를 공급하는 기지가 된다면, “약무호남시무국가”는 “약무전북시무전략공응(若無全北是無戰略供應)”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 만약에 전북이 없으면 전략 군수 공급이 없을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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