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2주기인 16일, 세월호 기억공간에 시민들이 모였다. 기억공간 앞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잊지 않겠다. 끝까지 함께하겠다"며 참사에서 희생된 이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다.
4.16연대는 이날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 앞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세월호 참사 12주기 시민기억식을 열었다.
기억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서울시의회 앞 계단에 시민들이 앉아있었다. 행사가 시작될 즈음이 되자 더 많은 시민이 찾아와 세월호 희생자 304명의 사진이 놓인 기억공간에 국화꽃을 헌화하고 먼저 온 이들 옆에 자리 잡았다. 헌화 중 눈물을 훔치는 이도 많았다.
그런 시민 중 한 명인 노상조 씨(40)는 "1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잊지 않았고 앞으로도 잊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왔다"며 "(희생자들이) 좋은 곳에 계실 거라 생각한다.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산 단원고 근처에서 산 적이 있다고 밝힌 김성현 씨(25)는 "세월호 기억교실에 갔을 때 유가족 한 분이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니는 분이 있으면 우리 아이들을 기억해 주는 것 같아 큰 힘이 된다'는 말을 하신 일을 기억한다"며 "참사를 기억하고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는 것은 시민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마음에 왔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때 초등학생이었다는 한도희 씨(20)는 "전원 구조가 됐다는 기사를 접하고, 또 그게 오보였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 느꼈던 무력감을 아직까지 잊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 사람이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방문했다"고 밝혔다.
안선희 씨(37)는 눈물을 참지 못하면서도 "잊지 않고 기억하려고 왔다. 1년에 한 번이라도…"라는 한 마디를 건넸다. 정혜린 씨(23)는 세월호 이후로도 많은 사회적 참사가 있었는데, 이를 되새기고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새겨보는 시간이 될 것 같아" 왔다고 했다.
오후 4시 16분, 시민들의 묵념과 함께 기억식은 시작됐다. 스피커에서는 주 멜로디가 한 음 한 음 피아노로 연주된 장송곡 <천 개의 바람이 되어>가 흘러나왔다.
기억공간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 류현화 4.16연대 사업팀장은 "'가족들이 외로워지면 어떻게 하지' 주기가 거듭될수록 무섭기까지 하다"면서도 "자리가 가득 차도록 많이 모여주신 분들을 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로 딸 애진 씨를 잃은 아버지 신정섭 씨는 "유가족이 되고 알았다. 고통은 함께 나눌 때 비로소 견딜 수 있다는 것을"이라며 "세월호 참사의 희생이 의미로울 수 있도록 유가족으로서, 시민으로서 함께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서산초등학교 합창단과 민중가수 손현숙 씨의 추모공연도 있었다. 16명의 합창단 학생들은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불렀는데, "나를 위해 울지 말아요"라는 가사가 흘러나올 때 눈시울을 붉히는 시민들이 보였다.
합창단 학생들과 함께 온 남기훈 충남교육청 장학관은 "교육자로서, 시민의 일원으로서 교육의 처음과 끝은 안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기억을 잊지 않고 안전한 교육이 계속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행사의 끝 순서는 '세월호 참사 12주기 시민들에게 드리는 글' 낭독이었다. 기억공간 지킴이 허정우 활동가와 시민 김예은, 한도희 씨가 읽은 이 글에는 참사 피해자와 함께 걸어달라는 당부와 △세월호 참사 국가 참사 인정 및 공식 사과 △대통령 기록물을 포함한 세월호 참사 관련 모든 기록 공개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등 새 정부에 보내는 요구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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