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에서 간부급 헌법연구관들의 성 비위 의혹이 불거졌다. 가해자들은 나란히 승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헌재는 최근 발생한 사안과 관련해선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다.
19일 <연합뉴스>는 법조계를 인용해 헌재 A 부장연구관이 3년여 전 내부 워크숍에서 술에 취해 여성 헌법연구관들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는 등의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들이 이 사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으나 다른 간부급 연구관 등이 이런 사실을 묵인하는 등 대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헌재는 당시 고충 상담을 접수한 사실은 확인되지만, 성희롱 고충위원회 같은 정식 절차가 개시된 사실이 없어 구체적 내용 파악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후 피해자들의 의사에 따라 정식 조사 절차의 개시 없이 사안을 종결했다고 헌재 측은 밝혔다.
성희롱·성폭력 고충상담과 관련해 2023년도 고충상담 매뉴얼에 따르면 '피해자의 명시적 요청'이 있으면 상담이 종결되며 후속 절차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고 헌재는 설명했다.
이에 관해 헌재 사정에 정통한 법조계 인사는 <연합뉴스>에 "당시 사안이 발생했을 때 본격적인 진상조사에 나설 경우 오히려 2차 가해 등으로 문제가 확산할 수 있다고 판단해 당사자들 중심으로 처리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A 부장연구관이 최근 승진한 사실이 알려져 다시 논란이 일어났다. 이에 관해 헌재는 "발령 시점에 당시의 피해자 의견을 모두 청취해 인사가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이 사건 외에 다른 성 비위 의혹도 헌재에서 나왔다.
최근 B 부장연구관은 한 여성 연구관에게 지속적으로 연락을 시도하고 만나달라며 수개월간 접촉을 시도한 의혹으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내부에선 '스토킹' 수준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사안에 대해 최근 헌재에서 징계 의결이 이뤄져 다음 주 중 당사자에게 결과가 통보될 것으로 보인다.
1988년 헌재 창설 이래 이런 징계는 사상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B 부장연구관 역시 최근 승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리 구제와 인권 수호의 보루인 헌재가 정작 자체 문제에는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헌재는 해당 부장연구관의 경우 "인사 발령은 징계 절차 개시 전이었다"며 "발령 당시에 신고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절차적 위법의 문제가 있어 정식 절차 진행 후 인사 조치가 이뤄진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향후 조치에 관해 "인사 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연합뉴스>에 답변했다.
이어 "재판소는 성고충 처리 매뉴얼에 따라 피해자의 의사를 최우선으로 존중하며 절차를 진행해왔다"며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의 경우 징계 결과가 나오는 즉시 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헌재 출신의 법조계 고위 인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런 일이 생겼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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