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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특고 최저임금, 올해는 실질적 논의하자"…구체 방안 낸 노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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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특고 최저임금, 올해는 실질적 논의하자"…구체 방안 낸 노동계

시간제·건당제 산출방법 담고, 기업 정보공개 의무·관리감독 강화 등 정책 패키지 제시

플랫폼·특수고용 등 도급제 노동자의 저임금은 오래된 문제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19년 조사를 보면, 대리운전·택배 등 8개 직종 노동자는 주 40시간가량 일하고 한 달에 153만 원가량을 벌었다. 그해 최저임금은 주 40시간 근무에 월 174만 5150원이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도 2021년 택배·배달 등 4개 직종 노동자의 시급을 당해연도 최저임금 8720원에 미달한 7289원으로 조사했다.

직전 2년 간 최저임금위원회도 묵은 숙제를 풀기 위해 도급제 최저임금 확대 적용을 논의했다. 지난해에는 최임위가 이 문제에 대한 법적 심의 권한이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후 고용노동부와 노동계가 각각 관련 연구용역도 진행했다. 확대 적용 여부에 대한 논쟁을 넘어 구체적인 적용 방법을 고민할 때가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공공운수노조가 22일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토론회를 열고 연구용역을 통해 작성한 <플랫폼 특수고용 노동자 적정임금 보장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보고서 바로가기). 연구진은 이를 통해 도급제 최저임금 제도를 위해 노동계가 고안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공공운수노조가 22일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특수고용 플랫폼 적정임금 보장을 위한 제도개선 토론회'를 열고 있다. ⓒ프레시안(최용락)

도급제 최저임금 제도의 두 방안…시간 기준·일감 기준

연구진은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크게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뉴욕시가 라이더들에 대해 시행하고 있는 대로, 도급제 노동자에게 시간 기준 최저임금을 설정하는 안이다.

이 경우에 대해 책임 연구자인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도급제 노동자의 "시간당 순수익이 (전형적 노동자가 받는) 최저임금보다 높으면 된다"며 "뉴욕시는 라이더 최저임금을 22.13달러로 시행하고 있다. 평범한 노동자의 최저임금은 17달러 정도"라고 설명했다.

뉴욕시가 라이더의 최저임금을 더 높게 정한 이유는 전형적 노동자에 비해 산재보험,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료를 더 부담하고, 업무에 드는 경비를 자부담하기 때문이다.

오 실장은 도급제 노동자가 더 내는 "사회보험료는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 9.667%정도"라며 도급제 노동자들이 "퇴직금을 안 받는 점을 고려해 전형적 노동자의 최저임금에 13분의 12를 곱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는 경비율"이라며 택배 종사자, 보험설계사 등 도급제 노동자의 "고용보험료를 계산할 때 쓰는 경비율이 있지만 정확하지 않다. 이 부분을 바로 잡으면 도급제 노동자의 시간제 최저임금 산식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다음은 도급제 노동자에 대해 건당 최저임금을 설정하는 안이다. 참고할 만한 사례로는 영국의 도급제 공정단가 제도 등이 언급됐다.

오 실장은 영국 정부가 직접 제시한 사례로 이를 설명했다. 특정 딸기 농장의 노동자들이 시간당 평균 24킬로그램의 딸기를 수확한다면, 먼저 24킬로그램을 1.2로 나눠 시간당 작업량을 20킬로그램으로 보정한다. 작업속도가 더딘 신참 노동자를 고려한 것이다.

올해 영국 최저임금인 12.71파운드를 20킬로그램으로 나눈 값은 64펜스다. 이 값이 해당 딸기 농장 사업주가 1킬로그램을 수확한 대가로 노동자에게 지불해야 할 공정단가다.

오 실장은 영국 정부가 해당 사례를 제시하며 노동자가 "언제 일할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적은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언제 일할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으면 노동자가 아니라고 보지만, 영국에서는 그런 노동자도 최저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부연했다.

기업의 정보 공개 의무 부여·당국 관리감독 강화책도 필요

도급제 최저임금 설계와 안착을 위해 플랫폼 기업에 관련 정보 공개 의무 부여, 정부당국의 관리감독 강화 등 정책이 함께 시행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정보공개 의무와 관련 오 실장은 "뉴욕시가 라이더 최저임금을 만들 수 있었던 근본 근거는 플랫폼기업에서 받은 데이터"라고 했다. 이어 "없는 데이터를 내라는 것이 아니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는 매 순간 라이더의 수익, 노동시간, 대기시간에 대한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익명화 작업만 거치고, 이미 있는 데이터를 내면 된다"고 주장했다.

관리감독 강화에 대해서는 "시애틀에서 라이더 건당 최저임금제가 시행된 뒤 우버이츠, 도어대시 등에 대한 최저임금 미만 지급 신고가 계속됐다. 당국은 1500만 달러(약 220억 원)가량을 체불임금으로 확정하고 지급하게 했다"며 "강력한 단속이 있어야 제도가 작동한다"고 짚었다.

한편 도급제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노동부도 연구용역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전날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올해 첫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열렸다.

오 실장은 올해 최임위에서 도급제 최저임금과 관련 "노동부가 우리가 낸 안과 다른 안을 낼 수 있다"며 "서로 안이 다르면 (도급제 최저임금 적용이) '힘들다', '어렵다', '불가능하다'고 논쟁할 게 아니라, 다른 안을 내는 식으로 실질적 논의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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