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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충전 완료" 전국서 모인 시민들, 옛 전남도청 앞 '인산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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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충전 완료" 전국서 모인 시민들, 옛 전남도청 앞 '인산인해'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앞두고 '민주의 밤' 행사 열려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을 앞둔 가운데 광주광역시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1980년 5월 피 흘리며 쓰러져 간 '오월의 꽃'들이 2024년 겨울 불법 비상계엄의 총구를 막아낸 '오월의 빛'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오월 영령들을 기리기 위해 16일 오후 5시18분 정각에 맞춰 묵상으로 시작된 '민주의 밤(1부: 가자! 도청으로! 광장이 깨어나다)' 행사는 수천명이 참여해 과거의 슬픔을 넘어 승리의 민주주의를 축하하는 거대한 축제의 장이었다.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과 금남로 일대는 각계각층의 연대를 상징하는 깃발로 숲을 이뤘다. 재난참사피해자연대, 세월호광주상주시민모임 등 시민단체, 조국혁신당, 정의당 등 정당 깃발뿐만 아니라 지난 12·3 내란 국면에서 광장을 수놓았던 서브컬처 청년들의 깃발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황금룡수호협회', '퀴어마법소녀연대', '전국벌레조아연합', '슈퍼로봇파일럿노동조합' 등 톡톡 튀는 깃발 아래 모인 시민들은 "내란 잔재 청산", "5·18 헌법 전문 수록"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세대를 초월한 연대를 과시했다.

▲16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민주의 밤' 행사 무대.2026.05.16ⓒ프레시안(김보현)

위경종 5·18상임행사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1980년 산화하신 영령들을 '오월의 꽃'으로, 12·3 윤석열의 불법 계엄을 이겨낸 대한국민을 '오월의 빛'으로 상징화했다"며 "광장에서의 연대의 힘으로 우리가 만들어낸 민주주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국회에서 무산된 '5·18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강력한 투쟁 의지도 쏟아졌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무대에 올라 "전일빌딩 245 벽에 붙은 대한민국 헌법 전문 개정안 현수막이 우리의 목표"라며 "국민의힘의 투표 거부로 무산됐지만 우리는 계속 달릴 것이다. 5·18 50주년이 되는 2030년에는 개헌과 내란 완전 청산,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6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민주의 밤' 행사 무대에서 2026년 광주인권상 수상자인 실비아 아칸씨가 발언하고 있다.2026.05.16ⓒ프레시안(김보현)

2026년 오월인권상 수상자인 우간다 출신의 여성 인권활동가 실비아 아칸(Sylvia Acan)은 어린 딸을 안고 무대에 올랐다. 그녀는 "광주시민들이 평화를 사랑하며 하나로 뭉치는 힘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제 딸도 자라서 평화를 구축하는 데 한몫할 것이다. 성폭력과 전쟁이 없는 세상, 여성이 평화 구축의 중심이 되는 세상을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자"고 호소해 광장을 메운 시민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16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전남대를 출발해 5·18민주광장까지 달리는 '런518' 참가자들이 달리고 있다.2026.05.16ⓒ프레시안(김보현)

광장을 찾은 세계 각국 시민들의 표정에도 벅찬 감동이 묻어났다.

전남대에서 출발해 민주광장까지 5.18㎞를 달리는 '런518'에 참가한 1200여명 중 한 명인 임모씨(37)는 "광주 시민은 아니지만,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주의 심장부에서 그 의미를 새기며 달리고 싶어 찾아왔다"고 말했다.

가이드와 함께 옛 전남도청 앞 현장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 유미씨(44)는 "아픈 역사를 축제와 연대로 승화시키는 광주 시민들의 모습이 경이롭다"고 전했고, 캐나다에서 온 원어민 교사 샘 씨(34) 역시 "최근 한국 시민들이 계엄을 맨몸으로 막아낸 평화적인 저항의 뿌리가 바로 이곳 5·18정신이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1980년 계엄군의 총칼 앞에서도 주먹밥을 나누며 절대공동체를 이루었던 광주의 오월. 46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한번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12·3 비상계엄을 물리친 서로를 격려하며, 민주주의의 꺼지지 않는 횃불을 높이 들어 올렸다.

이어진 2부 행사에서는 '이토록 아름다운 꽃, 이토록 찬란한 빛'을 주제로 동학농민혁명부터 12·3 빛의 혁명까지 이어지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자취가 가수 하림, 1987합창단, 시립창극단의 웅장한 공연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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