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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나무호, 이란제 미사일에 공격받은 것으로 밝혀져…정부 "고의성 판단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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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나무호, 이란제 미사일에 공격받은 것으로 밝혀져…정부 "고의성 판단은 어려워"

공격 주체도, 고의성 판단도 신중한 정부…주한이란대사 초치 예정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HMM의 컨테이너선 '나무(NAMU)호’를 피격한 것은 이란제 미사일인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기술 분석 결과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에 대해 "이란이 개발한 누르 계열 대함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13~15일 국방과학연구소 등 국방 계열 전문가들의 현지 조사가 진행됐고 이후 15일부터 국방과학연구소 등에서 잔해 수거물 조사와 기술 분석을 진행했다면서 "현장 조사에 이어 엔진, 탄두, 화약, 기체 등의 비행체 잔해물을 분석했다. 나무호는 총 2번의 미상 비행체의 공격을 받았으며, 첫 번째 탄두는 불폭, 두 번째 탄두는 기폭됐다"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엔진의 경우 이란산 터보제트 엔진과 유사했고 부품에서 이란의 제조사 각인으로 추정되는 것이 확인됐다"며 "탄두의 경우 형태가 다소 온전한 상태인 불발탄으로 추정됐으며, 이란 대함미사일 누르 또는 카데르의 탄두 형상과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 HMM 나무호를 피격한 미사일의 제조사 각인. 해당 미사일은 누르 계열의 이란산 대함미사일인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이어 "화약의 경우 완폭되지 않은 불발 상태의 고폭 화약물질을 확인했다. 기체의 경우 잔해물이 하늘색으로 도색되어 있는데 이는 이란산 대함미사일 누르 계열의 도장 및 색상과 같다"라며 "전자기판 잔해물은 약 20~30년 전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며 생산 연도 고려 시 구형인 누르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전했다.

▲ HMM 나무호를 피격한 기체의 잔해. ⓒ외교부

박 차관은 "정부는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하여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피격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하며 재발 방지 포함한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초치 일정과 관련해 이란 측과 조율 중이라며, 본인이 이란 대사를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10일에도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를 불러 나무호 피격 관련 중간조사를 전한 바 있다. 박 차관은 "주한이란대사관의 공식 입장은 이(사안과) 관련을 부인한 바 있다"며 "오늘도 가능하면 초치해서 관련 사항에 대해서 논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무호에 미사일을 발사한 공격 주체가 정확히 이란의 정규군인지, 아니면 혁명수비대(IRGC)인지, 또는 예맨 후티 반군이나 민병대 등의 세력인지에 대해 확인됐냐는 질문에 박 차관은 "이란 내부 상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주체를 확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일단은 증거가 이란 측을 향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날 브리핑에 함께 참석한 류윤상 해군 제독은 "이란에서 생산한 미사일이 이란 해군과 혁명수비대, 친(親)이란 세력에서 쓰이고 시리아 정도에 수출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이란 혁명수비대와 이란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사 원점과 비행거리 등에 대해 박 차관은 "발사 원점은 특정하기가 어렵다. 관련 정보가 없다"고 답했다. 비행거리에 대해 류 제독은 "나무호가 90~100km 정도 (이란) 내륙에서 떨어져 있었던 것을 고려했을 때 비행시간은 6~7분 됐을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이란 측의 발사가 기정 사실로 굳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왜 한국 상선을 공격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국이 이란 현지에 대사관을 운영하고 있는 몇 안되는 국가일뿐만 아니라 외교부 장관 특사를 보내는 등 이란과 관계를 관리해왔다는 점에서 굳이 이란이 한국 선박을 노릴 이유가 무엇이냐는 의문이다.

▲ HMM 나무호를 피격한 미사일의 카달로그에 나온 엔진 원형. 해당 미사일은 누르 계열의 이란산 대함미사일인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이란의 공격 의도를 어떻게 추정하냐는 질문에 박 차관은 "굉장히 추정하기가 어렵다. 여러 상황 속에서도 소통도 함께 병행되고 있다"라는 답을 내놨다.

그는 이란이 고의적으로 한국 선박을 노렸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고의성은 주관적인 영역과 관련되어서 그쪽(이란)에서 인정하지 않는 한 고의성 자체를 파악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이란이 한국 선박을 인지하고 공격했는지에 대해서도 입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사일이 1발이 아니라 2발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격침을 시키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류 제독은 "피해를 주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답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3일 신문방송편집인협회 간담회에서 향후 미국이 제안한 해양자유구상(MFC)에 참여할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이번 조사 결과가 영향을 미칠 수 있냐는 질문에 박 차관은 "미국의 구상, 영국과 프랑스의 구상에 있어 자유 항행 부분에 대한 노력, 결의에는 동참할 의지를 가지고 있다"라고 답했다.

박 차관은 다만 "미측에서 아직 추가적인 정보가 와야되는 상황이어서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참여 여부를 정해서 말씀드리기가 어렵다"라며 "이번 사안은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런 사실에 기반해 절제되고 종합적인 외교적 대응을 함으로써 우리 국민들의 안전과 호르무즈에 갇혀 있는 선박들을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이 호르무즈 해협에 남아 있는 한국 선박 25척을 빼내는데 활용될 여지는 없냐는 질문에 박 차관은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관련 소통을 해나가면서 결과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 선원의 안전과 선박의 안전한 항행, 이런 문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4일(현지시간) 나무호에 화재가 발생해 8일 정부 합동 조사단이 현지에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10일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현장조사 및 CCTV 확인, 선장 면담 결과 등을 종합해 "4일 15시 30분경 미상의 비행체 2기가 나무호 선미 좌현 평형수 탱크 외판을 약 1분 간격으로 2차례 타격"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에도 정부는 공격 주체에 대해 말을 아꼈다. 박 대변인은 "피격 주체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또 조사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이날 주한 이란대사가 외교부에 방문한 것이 알려지면서 정부도 이란의 소행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14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지금까지 정황으로 보면 이란의 소행으로 추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란 외에 다른 주체에 의한 공격 가능성은 아직 모릅니다만, 그건 상식적으로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근처에 해적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라며 사실상 이란이 공격 주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 호르무즈 해협에서 화재가 발생했던 HMM 나무호와 관련, 정부 합동 조사단이 8일(현지시간) 현장 조사를 실시해 10일 미상의 비행체에 의해 공격을 받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진은 정부 조사단이 촬영한 나무호의 피해 상황. ⓒ외교부 제공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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