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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군 공습에도 협상장 남은 이유는 '돈'때문? 경제위기 속 '동결자산 해제'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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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군 공습에도 협상장 남은 이유는 '돈'때문? 경제위기 속 '동결자산 해제' 절실

이란 매체 "합의 체결 동시 18조원 선확보 초점"…인터넷 차단도 88일만에 해제 시작

이란과 미국 협상 진전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이란은 26일(이하 현지시간) 전날 미군의 이란 남부 공습을 휴전 위반이라고 규탄했지만 협상장을 지켰다. 이란이 심각한 경제 위기 속 협상에서 동결 자금 해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보도다. 이란은 이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인 최장 기간 인터넷 차단도 거의 90일 만에 해제하기 시작했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을 보면 26일 이란 외무부는 성명을 내 미국이 "지난 48시간 동안 호르무즈간 지역에서 휴전 합의를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파키스탄 중재로 진행 중인 외교적 과정 도중에 일어난 이러한 공격적 행동은 이란 국민, 지역 주민, 국제사회를 향한 내 미 행정부의 악의와 불성실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란은 어떤 악의적 행위도 대응 없이 넘어가지 않을 것이며 국가 주권 수호에 있어 조금의 주저함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전날 미군은 이란 남부에서 기뢰를 심으려는 선박들과 미사일 발사 기지들에 대한 "자위적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26일 이스라엘도 레바논을 몇 주 만에 가장 강하게 공습해 수십 명이 숨지며 휴전 협상에 불안감을 드리웠다. 미 CNN 방송을 보면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공습으로 어린이 4명을 포함해 31명이 죽고 40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이스라엘 공습이 레바논 동부와 남부에 전역에 120회 넘게 쏟아졌다고 레바논 보안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 5~10km 파고들어 설정한 이른바 '완충지대'를 넘어 지상 작전을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란은 협정 위반을 규탄하면서도 협상 테이블을 떠나진 않았다. 이란 최고 협상단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회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카타르 중재자들과 카타르 도하에서 이틀간 협의 뒤 26일 이란으로 복귀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협상단의 도하 방문 주요 목적이 해외 동결자산 해제에 관한 것이었다고 이란 협상단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란은 이번 휴전을 통해 동결자산 240억달러(36조원)를 확보하고 이중 절반인 120억달러(18조원)는 휴전 양해각서(MOU) 체결과 함께, 나머지는 60일 내 동결 해제되길 원하고 있다. 소식통은 이번 방문은 초기 120억달러 해제 확보를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란의 해외 동결자산은 1000억달러(151조원)에 이른다. 소식통은 도하에서의 논의가 "전반적으로 좋았고 전체 협상 진전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란의 주요 협상 동기가 경제 문제라는 보도가 나온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당국자들과 아랍 중재자들을 인용해 이란 협상 목표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할 정도로 핵 프로그램에서 양보하지 않으면서도 심각한 경제난을 해소할 재정적 지원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인플레이션과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이미 올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겪었다. 전쟁과 미국의 해상봉쇄로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한 가운데 정권 내 실용적 인사들이 경제 문제가 새 시위로 번지기 전에 협상을 통해 구제책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명했다.

이날 이란은 최장 기간인 88일간 이어진 국내 인터넷 차단을 해제하기 시작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를 보면 이날 모하메드 레자 아레프 이란 부통령은 2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이버 공간에 대한 자유롭고 규율된 접근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밝혔다. 인터넷 감시 단체 넷블록스는 이날 이란 인터넷 차단 2093시간 만에 부분적 접속 복구가 이뤄졌다고 확인했다.

정부의 인터넷 차단은 이란인들의 국내외 소통을 막았을 뿐 아니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뉴욕타임스>는 인터넷 차단으로 기술 부문이 큰 타격을 입었고 관련 기업들은 문을 닫거나 직원들을 해고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들도 몇 달간 생계 유지에 곤란을 겪었다. <AP>는 인터넷 차단으로 인한 이란 경제 손실 규모가 하루 3000만~4000만달러(450억~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CNN은 일부 이란인들이 소셜미디어에 스스로를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인터넷 접속 재개를 축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전에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적 있는 한 이란 여성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 정권이 "필터넷(filternet)" 접속을 재개하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과 일본처럼 "인터넷 속도가 빠른 나라는 이렇게 국민들에 설교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테헤란의 한 46살 남성은 CNN에 "인터넷이 완전히 개방된 게 아니라 완전히 차단되지 않은 것 뿐"이라며 "접속해 있긴 하지만 여전히 VPN(가상사설망) 이용 중"이라고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26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항구도시 티레의 한 병원에 이스라엘 공습으로 부상을 입은 12살 어린이가 누워 있다. ⓒAP=연합뉴스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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