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며칠 앞두고 선거판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 동북부에 위치한 구리시와 남양주시의 자치단체장 후보들 사이의 말이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구리시장 선거에 나서는 여야 시장 후보들은 토평2지구의 이행강제금과 관련한 단톡방 대화 내용이 빌미가 돼 대립하고 있는 중이며 남양주시장 선거에 나서는 여야 시장 후보들은 각 후보가 실적으로 내세우는 내용에 대해 ‘진짜-가짜’ 논란으로 시끄럽다.
선거판은 원래 시끄러운 게 정상이다. 조용한 선거판이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또한 다투는 내용에 대해서도 바라보는 사람의 관점과 시각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그 표현방식에 최소한의 품격은 있어야 한다.
여야 후보가 다투고 있는 사실관계 체크는 일단 뒤로 미루고 실제로 후보들이 상대를 향해 어떤 식의 표현을 사용하는지, 유권자들이 각자 판단할 수 있도록 캠프가 공식적으로 내놓은 보도자료를 근거로 정리해보았다.
남양주시장 선거의 경우
국민의힘 주광덕 남양주시장 후보 캠프는 민주당 최현덕 후보의 남양주시부시장 재임 시절 4500억 원 개발이익 환수 등이 ‘가짜 실적’이라며 최 후보를 향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5월 19일 - “본질을 흐리려는 얄팍한 정치적 공세”, “남양주시민을 철저히 우롱하는 오만한 행태”, “정당 지지율만 믿고 구렁이 담 넘어가듯 검증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크나큰 착각”, “유권자를 향해 완전 가짜 실적을 반복 공표”, “74만 남양주시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즉각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5월 21일 - “시장은 시정을 이끌어야 할 시간에 법정을 오가야 합니다. 언제 자리에서 물러날지 모르는 시장의 지시를, 어느 공무원이 책임지고 따르겠습니까? 행정은 멈추고, 결정은 미뤄지고, 시민을 위한 사업은 표류합니다. 그리고 끝내 당선이 무효가 된다면, 남양주시는 다시 보궐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재보궐 선거 비용은 지방자치단체인 남양주시가 부담하여야 합니다(공선법 제277조 제2항). 남양주시 시민 여러분이 낸 소중한 세금입니다. 설령 당선이 된다고 하더라도 거짓 위에 세워진 시정은 결국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남양주의 행정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것입니다”
5월 22일 - “가짜 업적 11개월 부시장 vs 진짜 일꾼 주광덕”
5월 26일 - “행정의 기본도 모르는 억지”, “처벌 면하려는 꼼수”, “기본적인 행정 절차와 실물 경제의 흐름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무지”, “거짓말 전문가”, “범죄를 덮기 위한 얄팍한 물타기”, “뻔뻔하게 거짓말을 늘어놓은 장본인”, “74만 남양주시민을 우롱한 허위사실 공표 범죄”
5월 27일 - “거짓 주장 철회하고 사퇴해야”, “도대체 행정전문가 맞나?”, “무능한 행정가”, “유권자의 눈을 가리는 중대 범죄”, “절차 모르는 무지(無知)”, “최현덕 후보의 범행”, “타인 성과를 훔치는 ‘시공 초월 내로남불’”
여기에 더해 주 후보 유세차량 등에 부착한 “업적 도둑질”, “1번 찍으면 재보궐 선거! 혈세 수십억 사라진다” 등의 현수막 문구도 있다.
이에 대응하는 민주당 최현덕 남양주시장 후보는 주 후보를 향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5월 25일 - “주광덕 후보의 ‘허위 치적 부풀리기’ 공보물, 시민 우롱 기만행위”, “유권자가 마치 사업이 확정된 것처럼 오인하도록 유도한 점은 명백한 시민 기만이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시민의 건강권을 담보로 한 무책임한 정치적 쇼”, “거창한 수치로 유권자를 기만하는 ‘공상 정치’”
5월 26일 - “허위 사실로 시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동료 공직자들의 과거 성과를 폄훼하는 ‘주광덕표 구태 네거티브 폭로전’”
5월 27일 - “언론과 시민의 눈을 속이고 있다”, “오직 최현덕 후보에게 흠집을 내겠다는 일념 하나로 TV토론회라는 공적인 자리에서 허위사실을 유포”, “74만 남양주 시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주광덕 후보 측의 구태의연한 흑색선전”
구리시장 선거의 경우
국민의힘 백경현 구리시장 후보 캠프는 민주당 신동화 후보 캠프의 단톡방에 게시된 토평2지구 이행강제금과 관련한 글의 내용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고 신 후보가 이러한 글의 게시를 방조했다며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5월 23일 - “구리시민 앞에 실토하고 사퇴하라!”, “표 구걸 행태”, “법질서를 무참히 파괴”, “토지주들을 속이는 허위사실 선동을 묵인하고 단물을 빨아먹었다”, “명백한 범죄 행위”, “주민들의 피눈물을 정치적 낚시 미끼로 삼아 토지주와 구리시를 모독”, “불법 방조 행위”, “얄팍한 정치공작”
이에 대응하는 민주당 신동화 구리시장 후보는 백 후보를 향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5월 25일 - “무분별한 네거티브 공세”, “토평2지구 토지소유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선거법의 잣대로 범죄화”, “전형적인 네거티브 공작정치”,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법적 소송을 남발”
5월 26일 - “허위사실 공표와 상대 후보 비방, 도 넘었다”
27일 현재, 국민의힘 백경현 후보는 지난 23일과 26일, 선관위와 경찰서에 각각 고발장을 접수한 상태이며 민주당 신동화 후보는 지난 26일 선관위에 고발장을 접수했고 이 고발장을 구리시선관위가 경찰서로 이첩한 것으로 확인된 상태다.
내용보다 먼저 내용을 담은 형식의 품격도 보아야
여야 후보가 각각 자신이 지향하는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상대와 승부를 펼치는 것은 정치 무대에서 이루어지는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를 지켜보는 유권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잘 살펴 자신이 지지하거나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당당하게 표출하는 것은 매우 정상적인 일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그 내용보다 먼저 내용을 담은 형식의 품격도 보아야 한다. 아무리 맛난 음식이라 하더라도 더러운 그릇에 담아준다면 외면하는 게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언어에는 품격이 있어야 한다. 최소한 투전판이나 저자거리에서 주고받는 말과는 달라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것일까.
판단은 유권자들의 몫이다. 각 후보들이 주장하는 내용과 함께 그들의 태도와 언어의 품격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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