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창 국민의힘 안동시장 후보 측은 최근 안동시 전 소통비서관 출신 A씨의 뇌물수수 혐의 구속 사태와 관련해 “흑색선전과 비방정치”라고 반발했다. 또 어떠한 외압이나 정치공세에도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시민’... 그러나 지금 안동 시민들이 봐야 할 것은 프레임이 아니라 사실이다.
경찰은 권 후보 재임 시절 임명된 전 소통비서관 A씨를 관급공사 계약 과정 금품수수 혐의로 체포했고,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 자택에서는 현금 8000여만 원도 압수됐다.
이 사안은 단순한 ‘측근 논란’ 수준이 아니다. 권 후보가 직접 임명했던 정무직 인사가, 권 후보 재임 시기 안동시 행정 현장에서, 관급계약 관련 비리 의혹으로 구속된 사건이다. 그런데도 권 후보 측은 “개인의 일탈”, “흑색선전”이라는 프레임을 먼저 꺼내 들었다.
바로 이 지점이 이번 선거의 본질이다.
선거에서 “네거티브”, “흑색선전”, “구태정치”라는 말은 늘 도덕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때로는 가장 불편한 질문 자체를 막는 방패가 된다. 시민이 사실을 따지기 전에 “저건 정치공세”라는 인식을 먼저 심어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일종의 ‘프레임 최면’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 소문이 아니었다. 경찰의 체포영장 발부와 압수수색, 현금 확보, 구속영장 인용까지 실제 사법 절차로 이어졌다. 그런데도 질문은 측근 비리인데, 답변은 “산불 때 뭐 했느냐”는 식의 정치공세로 돌아온다. 논점을 흐리는 전형적인 프레임 전환이다.
비판 보도가 나올 때마다 반복되는 “강력한 법적 대응”, “명예훼손 고소”, “언론사와 기자 책임” 같은 경고성 메시지 역시 익숙한 장면이다. 결국 시민은 사건보다 “말하면 위험하다”는 공포를 먼저 학습하게 된다.
여기에 특정 언론의 역할까지 겹친다. 비판 보도가 나오면 곧바로 반박성 기사와 방어 논리가 특정 지면과 온라인 공간을 통해 같은 메시지가 반복 유통되면서 또다시 ‘그들만의 리그’가 시작된다. 시민들은 서로 다른 언론처럼 느끼지만, 실제로는 동일한 프레임이 확대 재생산되는 구조다. 결국 시민은 사실보다 누가 더 큰 목소리로 “정치공세”를 외치느냐에 더 쉽게 흔들리게 된다.
결국 시민은 사건 자체보다 ‘말하면 고소당할 수 있다’는 공포를 먼저 학습하게 된다. 비판은 위축되고, 질문은 사라지고, 남는 것은 “괜히 건드리지 말자”는 침묵의 분위기다. 그런데 더 무거운 대목은 따로 있다. 이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보는 공무원 사회의 침묵이다.
공직사회 전체에 이런 공기가 퍼지기 시작하면 시민이 피해를 입는 것은 시간문제다.
더 끔찍한 건 아무도 말하지 않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조직이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입 밖에 꺼내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권력 주변의 침묵은 길어지고, 행정은 투명성을 잃는다. 시민 역시 진실에 접근할 통로를 잃게 된다.
가장 중요한 건 책임의 문제다. 권 후보는 과거 해당 인사에 대해 “능력을 보고 중용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인사권자로서 결과에 대한 정치적 책임 역시 피할 수 없다. 임명은 자신이 하고, 문제가 생기면 “개인 문제”라고 선을 긋는다면 행정 책임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더 흥미로운 건 논점 이동 방식이다. 측근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권 후보 측은 갑자기 상대 후보를 향해 “산불 당시 시장 출마 생각이 없지 않았느냐”고 역공했다. 사실보다 구호가 앞서고, 책임보다 감정이 앞서는 순간이다.
유권자들은 지금 선택해야 한다. “흑색선전”이라는 감정적 단어를 믿을 것인가, 아니면 체포영장·구속·8000여만 원 현금이라는 냉정한 사실을 볼 것인가.
우리는 여기에서 “흑색선전”이란 단어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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