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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끝나도 갈등은 여전…전북 정치에 남긴 상처 품는 자가 '진정한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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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끝나도 갈등은 여전…전북 정치에 남긴 상처 품는 자가 '진정한 승자'

당내 갈등 내부에서 해결되지 못한 채 전북사회 전체 갈등 확산… 선거 승리보다 통합 필요

6·3 지방선거가 막바지로 향하면서 전북 정치권은 그 어느 선거 때보다 깊은 분열과 갈등을 경험하고 있다. 선거는 승패로 끝나지만, 이번 선거에서 골이 깊어진 지역사회 내부의 균열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갈등의 중심에는 민주당 제명 이후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김관영 후보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김 후보는 자신에 대한 민주당의 제명이 부당했으며 충분한 소명 기회조차 보장받지 못했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민주당은 당의 결정과 절차에 따른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러한 당내 갈등이 정당 내부에서 해결되지 못한 채 전북사회 전체의 갈등으로 확산됐다는 점이다. 선거 과정에서 지지자들은 상대 진영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고, 정치적 견해 차이는 지역사회와 인간관계의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선거가 끝난다고 해서 이러한 감정의 골이 쉽게 메워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다.

특히 김 후보가 "당선되면 9월께 민주당에 복당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복당 여부는 민주당의 당헌·당규와 당 지도부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결정될 문제이지 후보 개인의 의지만으로 가능한 사안은 아니다. 더욱이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당의 결정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온 상황을 감안하면 복당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설령 오는 9월에 민주당 지도부가 교체되고 이어 김 후보의 바람처럼 당선 후 복당 수순을 밟는다 해도 선거과정에서 민주당 이원택 후보를 지지한 당내 그룹에서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

만약 복당이 예상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북도정은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현재 전북 지역 국회의원 대부분이 민주당 소속이고, 도의회 역시 민주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중앙정부 역시 민주당 정권이다.

전북이 추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9조 원 규모 투자 계획을 비롯해 새만금 사업, 국가예산 확보, 주요 SOC 사업 등은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물론 특정 정치인이 민주당 소속이 아니라고 해서 정부 지원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치적 신뢰와 협력 관계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당장 김 후보가 야심차게 추진한 2036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준비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순탄하게 추진될지도 의문이다.

결국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은 단순히 누가 당선되느냐가 아니라 선거 이후 전북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선거 과정에서 쏟아진 발언들을 돌아보면 정치권 모두에게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갈등을 촉발한 당사자들에게는 더욱 무거운 책임이 따를 수 밖에 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일부 지지층이 자신이 보고 싶은 정보와 듣고 싶은 주장만 받아들이며 상대 진영을 적대시하는 현상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이는 특정 후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전북 정치 전반에 나타난 확증편향 심화현상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수십 년 동안 이어진 민주당 중심의 정치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 자체는 충분히 가능했고 일부 공감을 얻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역 정치의 경쟁과 다양성 확대 역시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과제다. 그러나 그 과정이 지역사회의 분열과 상처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그 비용은 결국 도민 전체가 부담하게 된다.

특히 김 후보가 복당 의사가 전혀 없는 독자 정치세력 구축을 선언했다면 오히려 정치적 명분은 더 분명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당선 후 복당을 전제로 선거를 치르는 모습은 많은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안겨주고 있다.

선거가 끝난 뒤 전북 정치가 직면할 가장 큰 과제는 승패가 아니라 통합이다. 누가 도지사가 되든 상대 진영을 끌어안고 상처 입은 민심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민선 9기 도정은 출범 초기부터 상당한 부담을 안고 출발할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는 전북 정치가 새로운 경쟁 체제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동시에, 정치적 갈등이 지역공동체를 얼마나 깊게 흔들 수 있는지도 보여준 선거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진정한 승자는 선거에서 이긴 사람이 아니라 선거 이후 분열된 전북을 다시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지난 2월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전북도 관계자들이 2036 전주 하계올림픽 국내 후보도시 선정 직후 전북도청에서 만세를 외치며 기뻐하고 있다. ⓒ전북도

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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