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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밑에, 경찰 밑에, 비정규직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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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밑에, 경찰 밑에, 비정규직 노동자

[인권의 바람] 공권력은 왜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만 가혹한가

"아아…서초경찰서 경비과장입니다. 어 도로에서 교통에 방해되는 행위로 도로에 서 있거나 앉거나 누워 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2023년 3차례 진행된 비정규직이제그만 대법원 문화제에서 있던 일이다. 집시법 15조에 문화제는 집회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쓰여있다. 수십 번을 말했지만, 경찰들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문화기획자를 연행해 가거나, 사람이 타고 있는 무대 차량을 견인해 갔다. 강제 해산하려 사지를 들고 폭력적으로 사람들을 옮겼다. 그 과정에서 바지춤에 손을 넣기도 하고, 떨어뜨려 부상자가 속출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오랫동안 불법파견 판결을 촉구하며 대법원 앞에서 문화제를 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문화제를 막았다. 10년 가까이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해고된 상태에서 이렇게나 오랜 시간 동안 재판을 기다릴 수 있을까? 경찰은 노동자들이 왜 대법원에 왔는지, 집시법에 어떤 조항이 있는지 관심도 없었다. 갑자기 집회 신고하지 않았다고, 대법원 앞 집회는 금지라며, 수백 명의 기동대가 동원됐다.

비정규직에게만 가혹한 공권력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극우들이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마찬가지로 집회 신고는 돼 있지 않았다. 극우들은 개표소로 쓰인 경기장의 출입을 봉쇄했고, 우호적이지 않은 언론을 폭행했다. 참가자를 '대진연이냐'라며 낙인을 찍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드나드는 사람의 소지품을 검사했고, 그 과정에서 어린 선수의 양말까지 벗겨야 한다는 발언까지 했다.

시위대가 민간인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고 인권침해를 하는데도 경찰은 어떤 제재도 하지 않았다. 공권력은 노동자들 앞에서 드러내던 폭력의 이빨은 극우 시위대 앞에 서자 사라졌다. 대화 경찰을 수십 명 투입했지만 실질적인 제재는 없었다. '생중계와 몸수색을 조건으로 체육단체 회원을 조건부 출입'을 합의하며 사실상 사적 제재를 용인했다. 하지만 그조차도 1명의 시민이 저항으로 무산됐다. 100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잘만 끌어내던 경찰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미신고 집회라서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면, 사적제재가 심각한 극우시위대에게는 더 많은 개입을 할 것이란 예상은 뒤엎어졌다. 물론 미신고 집회라고 할지라도 보호받아야 한다. 집회의 자유는 헌법상의 권리고, 신고제로 운영된다. 최근 미신고 집회 주최자에 대한 처벌은 헌법 불합치라는 결정이 나오기도 했다.

문제는 경찰의 양면적인 태도다. 잠실 집회가 미신고 집회여서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에게 폭력과 인권침해를 하는 상황이므로 경찰의 강력한 개입이 있어야 마땅하다. 극우 시위대에게 관대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가혹하다. 어쩌면 대법원 문화제 집회 신고는 문제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약자인 비정규직에게는 폭력을 휘두를 수 있으니까', '법원이라는 기득권은 철저히 보호해야하니까' 대법원 100미터(m) 이내에 집회 신고가 안 된다는 것을 좋은 핑곗거리로 생각한 것은 아닐까?

▲6·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12일째 이어진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서 시민들이 국민의힘과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의 진입을 봉쇄하기 위해 문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극우 밑에, 경찰 밑에, 비정규직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대법원 문화제의 폭력에 대해 소송을 걸었다가 패소했다. 그러자 정부는 수천만원의 청구서를 들이밀었다. 공권력에게 폭력을 당한 것도 억울한데 돈까지 물라는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은 한술 더 떠서 자신의 SNS에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나서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향한 공권력 폭력을 부추긴 셈이다.

공권력 폭력은 비단 이번 비정규직 문화제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공권력은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노동자, 장애인에게 가혹할 정도의 폭력을 행사해왔다. 당장 지금의 집회나 농성을 무마하기 위해 합법도 불법으로 만들고 자그마한 문제도 크게 키워 트집을 잡았다. 심지어 CU물류센터 앞에서는 경찰의 강제 이격과 출차 지시로 나선 대체 차량에 서00 열사가 목숨까지 잃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찰을 '제복 입은 시민'으로 표현했다. 정작 '제복입은 시민'들은 극우시위대 앞에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올림픽공원에서 경찰의 대응을 보면 '이렇게도 할 수 있으면서'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마치 신분 사회를 보는 것 같다. 극우 밑에, 경찰 밑에,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다. 일터에서 차별받는 것만으로도 비정규직은 서럽다. 거리에서마저 차별받아야 하는가?

첨부자료

1.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짓밟힌 헌법적 권리"-5월 25일, 26일 1박 2일 대법원 앞 문화제 및 노숙 농성 인권침해 보고회> 5.25비정규직집회 인권침해감시단(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김용균재단,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블랙리스트이후(준))

https://www.hrbaram.org/data/?idx=15386234&bmode=view

2. <대통령의 말로 집회시위의 권리가 사라지지 않는다! 6월 9일 비정규직 문화제 인권침해 보고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침해 감시단

https://www.hrbaram.org/data/?idx=15630080&bmode=view

3. <공권력행사가 아니라 공권력 범죄행위였다! 7월 7일 비정규직 1박 2일 집회 인권침해 보고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침해감시단

https://www.hrbaram.org/data/?idx=15822434&bmod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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