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암 대불국가산업단지에서 또다시 이주노동자가 작업 중 숨지는 중대재해가 발생하자, 지역 노동·시민단체들이 "죽음의 행진을 멈춰라"며 정부와 지자체의 긴급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 광주전남이주노동자네트워크 등 28개 단체는 29일 오후 목포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7일 대불산단 내 A산업에서 발생한 몽골 출신 이주노동자 사망사고를 규탄하고 전면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지난 27일 오전 8시 30분쯤 이 업체에서 일하던 몽골 국적의 40대 여성 노동자가 크레인으로 옮기던 700kg짜리 대형 선박 배관에 복부를 강타당하는 사고를 당했다. 이 노동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단체들은 회견문을 통해 "2025년 이후 공식 집계된 중대재해만 14건"이라며 "대불산단은 지금 노동자의 생명을 깎아 이윤을 채우는 죽음의 산단으로 변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 2월 베트남·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가 잇따라 숨진 지 불과 4개월 만에 참사가 되풀이됐다"면서 "대불산단의 반복되는 중대재해가 '우연한 사고'가 아닌 '구조적 살인'"이라고 규정했다.
그 배경으로 ▲고강도 노동 ▲저임금 구조 ▲위험을 떠넘기는 다단계 하청 시스템을 지목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숙련도와 안전 교육이 보장되지 않은 이주노동자들이 '극한의 속도전'에 내몰리며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게 된다는 것이다.
단체들은 "사고가 터질 때마다 형식적인 조사와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하는 고용노동부와 전라남도의 무책임한 태도가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는 국가와 지자체가 뒷짐 지고 있는 사이, 이주노동자들은 차별과 위험이라는 이중의 굴레 속에서 소모품처럼 버려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정부와 지자체에 ▲대불산단 전체 특별근로감독 즉각 실시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원청·사업주 엄정 처벌 ▲다단계 하청구조 개선 및 위험의 외주화 근절 ▲이주노동자 맞춤형 안전보건 대책 마련 ▲노·사·민·관 상설 안전협의체 구성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노동자가 죽음으로 내몰리는 현실이 바뀌지 않는다면 곧 출범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역시 특별한 의미가 될 수 없다"며 "죽음 앞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각오로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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