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총 800조 원 규모 서남권 반도체 투자 계획이 발표되면서 전북이 국가 첨단산업 재편 구상에서 별다른 역할을 부여받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역에서 나오고 있다.
정부는 서남권을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실제 발표된 핵심 투자 계획은 광주와 전남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전북은 지난 2월 발표된 현대자동차그룹의 새만금 투자 계획이 다시 언급된 것을 제외하면 이번 메가프로젝트에서 별도의 신규 전략사업은 제시되지 않았다.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에 총 800조 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팹(Fab) 4기를 구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광주에 신규 반도체 팹을 건설하고 전남 해남에는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서남권에 400조 원을 투자해 새로운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반면 전북은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파운드리, 재생에너지 사업 등이 기존 계획으로 다시 소개된 것을 제외하면 이번 발표에서 새로운 국가 전략사업이나 대규모 투자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발표는 국가 전략사업이 '호남권' 또는 '서남권'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더라도 실제 첨단산업의 핵심 투자와 거점 배치는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다시 확인시켰다.
그동안 국가균형발전과 대형 국책사업에서는 '호남권'이라는 표현이 반복돼 왔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반도체 생산기지는 광주, AI 데이터센터는 전남 해남 등으로 역할이 구체화됐다.
반면 전북은 기존 새만금 사업 외에는 국가 첨단산업 재편 과정에서 새로운 역할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아쉬움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삼성·SK하이닉스의 호남권 대규모 반도체 투자는 환영하지만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에 전북이 소외되지 않도록 균형 있는 산업 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도 "앞으로 구체화될 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 과정에서 미들팹과 소재·부품·장비 기업 등이 전북에도 유기적으로 배치되기를 기대한다"며 "현대차의 전북 2차 투자 계획도 조속히 확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그동안 정부가 국가 전략사업을 추진할 때는 '호남권'이라는 이름으로 전북을 함께 묶어왔지만, 실제 핵심 투자와 산업 배치를 보면 광주·전남 중심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반복됐다"며 "파이를 키울 때는 함께하지만, 정작 나눌 때는 전북의 몫이 보이지 않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전북도 호남권이라는 틀에만 기대기보다 전북만의 산업 경쟁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새만금을 계속 육성하되, 새로운 성장동력도 함께 발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향후 메가프로젝트의 세부 실행계획과 산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전북이 어떤 역할을 확보할지가 지역의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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