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남권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를 뒤받침하기 위해 화순 동복댐 증고 계획을 밝히면서 인근 주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가차원의 대형 사업을 반대하지 않지만 그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한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지난달 30일 동복댐 현장을 찾아 점검한 후, 서남권 신규 반도체 산업단지에 안정적으로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세부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새로 조성되는 반도체 산단에는 반도체 생산시설과 협력사들이 입주할 예정이며 일일 65만톤의 용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동복댐 30만톤/일, 주암댐 및 장흥댐 여유량 15만톤/일, 보성강댐 10만톤/일 및 나주댐 10만톤/일의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동복댐은 현재 확보된 여유 수량 8만8000톤/일 중 5만 톤/일을 우선 활용하고, 향후 댐 높이를 높이는 증고 사업을 통해 25만 톤/일을 추가해 총 30만톤/일의 가용 수자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사업비는 약 465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국비 90%, 지방비 10% 수준의 재원 분담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고가 되면 현재 홍수위 높이 171m/1억 톤에서, 186m/2억톤 규모로 저수량이 2배 늘어난다.
이같은 정부의 동복댐 증고 계획이 알려지자 지역민들의 속내도 복잡해졌다.
동복댐 인근 주민들은 국가 전략산업 육성에는 공감하지만 경제적 효과는 다른 지역 사람들이 누리고, 감수는 지역민들의 몫이 된다는 불만들을 쏟아내고 있다.
환경·문화유산 훼손 가능성도 우려된다.
동복댐의 화순적벽은 유네스코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과 연결돼 있어 15m 증고가 현실화 될 경우 적벽 경관 훼손은 물론 문화재 관련 승인 절차에서도 상당한 논란이 예고된다.
또한 이서면, 백아면 등 일부 지역 수몰은 당연 절차다.
가장 우려스런 점은 화순 군민들에게 동복댐은 '홍수'라는 공포의 대상이다.
지난 2020년 집중호우 당시, 동복댐에 수문이 없어 불어난 물을 가두기만 하다 넘쳐 동복면과 사평면 일대가 순식간에 물에 잠겨 240여 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이후 지역사회는 동복댐 수문 설치 등 근본적인 방재 대책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지만 현재까지 실행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동복댐 인근 주민들은 "이제까지 예산과 절차를 핑계로 주민 안전장치는 미뤄왔으면서 대규모 증고 공사는 3년 안에 해치우겠다는 정부의 속도전은 화순 군민을 철저히 기만하는 행위다"고 격앙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정부와 통합특별시는 동복댐 증고를 논하기 전에, 2020년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수문 설치와 방재 시스템 구축 등 대책부터 세워야 할 것"이라고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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