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원청교섭 실현과 노동기본권 쟁취를 촉구하며 총파업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원청교섭을 가능하게 한 개정 노조법 2, 3조가 시행된 지 네 달여가 지났지만, 실제 교섭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에 모범 사용자 역할을 비롯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15일 서울 중구 광화문광장에서 '원청교섭 쟁취' 총파업대회를 열었다. 주최측 추산 조합원 1만여 명이 대회에 참여했다.
결의문에서 민주노총은 원청교섭을 가능하게 한 개정 노조법 2, 3조는 "하청노동자의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러나 "법의 취지가 몰각되고 행정부의 승인과 허가가 있어야만 교섭을 할 수 있는 관변제도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원청에 교섭을 요구한 하청노조 대부분이 노동위원회의 원청 사용자성 판단, 교섭창구단일화 절차 등에 발이 묶여 원청과의 교섭을 시작하지 못한 점을 겨냥한 비판이다.
민주노총은 "지금 하청노동자는 4개월째 교섭절차만 밟고 있다"며 "모범 사용자가 돼야 할 정부와 지자체 등 공공부문은 법적 근거도 없는 해석지침으로 사용자성을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동부 해석지침에는 법률이나 국회가 심의·의결한 예산에 따라 정해진 노동조건은 민주적 의사결정의 결과이기 때문에 교섭대상이 아니라고 적혀있다.
민주노총은 또 "노동위원회는 노사 자치를 부정하고 모든 교섭의제에 대해 사용자성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겠다고 한다"며 "국회가 만든 개정 노조법을 행정부가 족쇄를 만들어 가두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차별 해소에 진정성이 있다면 노조법에서 위임하지 않은 시행령과 해석지침을 폐기하고 공공부문부터 지금 당장 교섭장으로 나와야 한다"며 "개정 노조법의 취지를 온전하게 보장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정부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우리 사회 불평등과 양극화는 해소될 수 없다"며 "대통령이 영웅이라 추켜세우며 허리를 굽힌 이재용과 최태원은 올해 불과 3달 사이에 37조 원 재산이 늘었다. 대통령이 머리를 숙여야 할 진짜 영웅은 저임금 고강도 노동에도 묵묵히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아닌가"라 물었다.
이어 "윤석열을 몰아내고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은, 주식으로 대박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노동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다. 소수 재벌 대기업이 모든 것을 독차지 하는 불평등, 양극화 사회가 아니라 하청노동자도, 지역사회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다"라며 "그래서 우리는 원청교섭, 초기업 교섭, 노동기본권 보장으로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파산으로 생계 위기 앞에 선 노동자, 100일이 넘는 고공농성을 통해 택시월급제 시행 및 택시업종 간주근로시간제(사업장 밖에서 근무해 근로시간 측정이 어려울 때 노사 합의 등으로 업무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일한 것으로 인정하는 제도) 적용 폐지를 주장 중인 택시노동자의 동료 노동자의 바람도 대회장에 울려 퍼졌다.
안수용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홈플러스 사태는 단지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10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와 입점상인, 그리고 주변 상권과 가족까지 수십만 명의 생존이 걸린 민생 문제"라며 정부에 "MBK를 처벌하고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최세호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장은 "택시를 간주시간근로제에서 제외해야 공짜노동과 과로노동을 해결하고, 도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며 "디지털운행기록장치, 호출앱 등으로 택시 노동자의 노동시간을 초 단위로 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조속히 택시업종 간주시간근로제 적용을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경북, 제주에서도 지역 총파업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가맹 조직인 전국금속노동조합도 현대자동차, 한국지엠 등에서 쟁의권을 확보해 이날 조합원 7만 9000명이 파업에 나선 가운데, 경기 화성, 경남 창원, 광주 등 11개 지역에서 총파업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번 파업의 전국 참가 인원을 10만 명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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