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영광 한빛원전 추가 건설' 발언에 대해 지역 시민사회가 "호남지역민의 안전을 무시한 기만책"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31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은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명분으로 한 신규 핵발전소 건설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김성환 장관의 발언 철회와 함께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의 명확한 반대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지난 3일 김성환 장관이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반도체 산업에 24시간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필요하다"며 "재생에너지만으로 감당하기 만만치 않아 원전을 추가로 지어야 할지 빨리 검토해야 한다. 전남 영광 한빛원전에 2기, 울산 울주 새울원전에 2기 등 총 4기를 더 지을 수 있는 땅이 있다"고 밝혔다. 현 정부 고위인사가 호남지역 신규 원전 건설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처음이어서 파장이 일었다.
이에 대해 단체들은 정부의 주장이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금 호남의 문제는 전기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생산한 전기를 필요한 곳으로 보내지 못하는 송전망 부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로 호남은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한빛원전을 통해 지역 수요를 훨씬 초과하는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며 "수도권 전력공급원의 역할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 역시 송전망 부족 때문에 국가기간전력망 건설을 추진해왔다"면서 "송전망 병목현상을 그대로 둔 채 핵발전소를 추가 건설하는 것은 막힌 도로에 자동차만 늘리겠다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시민단체들은 "핵발전소 확대가 현 정부의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정책과도 구조적으로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또 "출력조절이 어려운 경직성 전원인 핵발전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체계와 맞지 않다"며 "두 에너지를 동시에 확대하겠다는 고집은 전력계통의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이 기업 유치의 핵심 조건이 된 상황에서 핵발전소 확대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전남광주 지역은 2035년까지 38.9GW 규모의 재생에너지 확대가 예정되어 있다.
단체는 "지금 필요한 것은 핵발전소가 아니라 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력계통과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 확충"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들은 "영광 주민들은 1986년 한빛 1호기 가동 이래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감수해왔다"며 "노후 핵발전소 수명 연장도 모자라 신규 건설까지 추진하는 것은 호남지역민의 안전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지역경제의 만병통치약인 양 들떠 있지만, 노동권, 환경, 지역민 복지 등 각종 문제점은 제대로 검토되지 않고 있다"며 "현대판 'AI 반도체 개발독재'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공공운수노조, 광주환경운동연합, 정의당 광주시당 등 31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김성환 장관의 영광 한빛핵발전소 추가 건설 언급 철회 ▲송전망·전력계통 확충 대책 우선 마련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핵 반대 입장 천명 ▲노후 핵발전소 한빛1·2호기 수명연장 절차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한편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이날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찾아 신안 우이 해상풍력 착공식과 호남권 반도체산단 전력공급 방안 점검 회의에 참석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