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배기 친딸을 살해한 뒤 시신을 6년 동안 야산에 은닉한 30대 친모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부모로서 보호 의무를 저버린 데다 범행을 장기간 은폐해 피해 아동의 존엄마저 훼손했다며 중형 이유를 밝혔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2부(부장판사 박지영)는 21일 살인과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A(30대)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을 제한했다.
또 범행 이후 시신을 함께 유기하고 은닉한 혐의(사체유기·범인은닉)로 기소된 전 남자친구 B씨에게는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 아동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호해야 할 친모임에도 오히려 생명을 빼앗는 반인륜적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 이후에도 장기간 시신을 숨겨 피해자가 최소한의 장례 절차조차 치르지 못하도록 한 점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 아동은 사망 이후에도 6년 동안 차가운 땅속에 방치돼 인간으로서 마지막 존엄을 보장받지 못했다"며 "죄질과 범행 이후의 정황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B씨에 대해서는 살해 행위에는 직접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시신을 야산에 묻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역할을 한 책임이 있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이 드러날 경우 극단적 선택을 할 것을 우려해 범행에 가담한 사정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2020년 3월 경기 시흥시 정왕동 자택에서 당시 세 살이던 딸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B씨와 함께 안산의 한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 결과 A씨는 이혼 이후 홀로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이유로 딸에게 원망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A씨는 딸이 살아 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2024년 초등학교 입학을 연기하는 신청서를 제출했고, 올해에는 B씨의 조카를 자신의 딸인 것처럼 학교에 여러 차례 데려갔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학교 관계자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의 실체가 드러났고, 경찰은 수사를 통해 야산에 묻혀 있던 피해 아동의 시신을 발견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와 B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앞서 검찰은 "친모가 어린 자녀를 살해한 데 이어 장기간 범행을 은폐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A씨에게 징역 25년, B씨에게는 징역 7년을 각각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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