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다 죽습니다."
8월 17일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텃밭인 전북의 광역의원 입에서 치열한 논쟁 대신 폭로와 저주의 혼돈만 지배하고 있다는 '참담한 절규'의 목소리가 나왔다.
노경만 전북도의원(전주 12)은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금 민주당 지도부를 뽑는 선거가 한창이다. 그런데 당을 위한 치열한 논쟁 대신 섬뜩한 살기만 느껴진다"며 "확인되지 않은 폭로와 저주가 칼날이 되어 누가 누구를 향해 휘두르는지도 모를 혼돈에 빠져있다"고 한탄했다.
그는 "어릴 적 운동 잘하는 친구를 따라 무작정 검도를 한 적이 있다"고 전제한 후 "자랑할 만한 수상 경력은 없지만 지켜야 할 규칙과 예(禮)가 무엇인지는 지금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경만 도의원은 "대련할 때는 상대를 죽일 듯이 치열하게 맞선다. 하지만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죽도와 호구를 갖춘다"며 "만약 맨몸에 진검을 겨눈다면 그 싸움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이 둘 다 파멸 뿐일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치열한 토론이 이뤄지는 '백가쟁명(百家爭鳴)'이 아니라 서로를 파괴하는 '골육상잔(骨肉相殘)'의 비극만 보인다"며 "어느 드라마 대사처럼 정말 '이러다 다 죽습니다'. 제발 '규칙과 예'를 지키며 경쟁했으면 좋겠다"고 절규의 목소리를 냈다.
초선인 노경만 도의원은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민주당 전북도당 도시혁신특위 위원장, 혁신과 통합 전북 실행위원 등을 역임한 바 있다. 현재 (사)먹사니즘 전북권역 대표와 전북자치도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노 의원의 우려는 전북 정치권과 주변을 짓누르는 최악의 위기의식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친청과 반청 구도의 최전선이었던 전북은 올 8월 전대를 앞두고 당권 주자들이 저마다 전북을 방문한 자리에서 격한 말로 상대를 공격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등 또다시 최대 격전지로 돌변한 상황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전북의 권리당원이 19만명에 달하는데다 지방선거에서 정확히 두 동강 나는 등 당심과 민심의 혼돈기를 겪어왔다"며 "이 상황에서 2라운드 당권싸움에 휘말리는 등 전쟁터에 무기만 공급하는 '병참기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가고 있다"고 한숨을 몰아쉬었다.
전직 기초의원 K씨는 "당권주자와 최고위원 후보를 지지하는 지역 내 정치인들도 상대측을 향해 일상에서 벗어난 격한 언어를 사용하는 등 너무 과열로 치닫고 있다"며 "지역사회의 갈등과 마찰이 너무 심각한 상황"이라며 "누가 당권을 쥐거나 최고위원에 입성하든 전북은 심각한 후유증에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권리당원이 많은 전북은 민주당 최대 행사를 지렛대 삼아 현안 추진의 계산서를 내밀고 후보들의 입장을 요구해야 하는 게 맞는다"며 "이러다 다 죽는다. 전대를 레버러지로 삼아 전북이 살길을 모색하는 정치권의 현명한 지혜가 절실한 때"라는 주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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