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아파트 분양가와 공사비 상승 속에서 모듈러 주택이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전원생활을 꿈꾸는 일부 수요층의 선택지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단독주택은 물론 공동주택과 주택단지 개발에도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모듈러 공법이 공사기간 단축과 품질 균일성, 인력난 해소라는 장점을 앞세워 기존 현장 시공 방식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홈 기술까지 결합되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상품성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 주말 찾은 한 모듈러 주택 전문기업의 생산공장은 일반 건설현장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토요일이어서 생산라인은 가동되지 않았지만 공정별로 제작이 완료된 벽체와 구조물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공장 내부에는 자동화 설비와 로봇이 설치돼 있었다. 로봇은 설계도면에 입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목재를 정밀하게 절단하고 조립한 뒤 정확한 위치에 못을 시공한다.
사람이 일일이 치수를 재고 가공하는 방식과 달리 컴퓨터 프로그램에 따라 반복 작업이 이뤄지는 만큼 오차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렇게 생산된 벽체와 바닥, 지붕 등은 이후 작업자들의 마감 공정을 거쳐 하나의 모듈로 완성된다. 완성된 모듈은 현장으로 운송된 뒤 레고 블록처럼 조립돼 최종적인 주택 형태를 갖춘다.
▲ 공장에서 완성도 높이고…스마트홈까지 결합
기존 건축 방식에서는 날씨와 작업 환경, 숙련도에 따라 품질 편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공장 생산 방식은 일정한 환경에서 제작되기 때문에 품질 관리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공정 대부분이 실내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장마나 한파 같은 기상 변수의 영향을 덜 받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가격 경쟁력도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5년 전 전원주택을 신축했다는 한 방문객은 "당시 건축비가 3.3㎡당 약 480만 원 수준이었다"며 "최근 모듈러 주택 가격을 보니 생각보다 차이가 크지 않아 놀랐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평당 가격만으로 모듈러 주택의 비용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구조 방식과 마감재, 단열 성능, 설비 수준, 토목공사, 기초공사, 운송거리, 크레인 사용료, 인허가 비용 등에 따라 최종 공사비는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국내 대형 가전업체와 협업해 설계 단계부터 스마트홈 시스템을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조명과 냉난방, 보안, 환기,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동해 아파트 수준 이상의 주거 편의성을 구현하고 있다.
정부도 공공주택과 학교, 기숙사 등에 모듈러 공법 적용을 확대하면서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모듈러 주택은 전원주택 중심의 시장을 넘어 도심형 주거시장으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 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품질…계약 전 확인해야 할 사항
시장 확대와 별개로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신중한 접근을 강조한다.
모듈러 주택을 선택할 때는 평당 가격만 비교하기보다 구조 안전성과 내진 설계 기준 충족 여부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 공장에서 제작되는 만큼 품질 인증과 생산관리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단열과 기밀 성능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특히 모듈과 모듈이 연결되는 접합부의 시공 품질은 냉난방 효율과 결로 발생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방수 성능과 차음 성능 역시 계약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요소다.
사후관리 체계도 중요하다. 하자보수 기간과 A/S 범위, 유지관리 방식이 계약서에 명확히 명시돼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제조업체의 시공 실적과 재무 안정성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공장에서 제작된 모듈을 현장으로 운송하는 과정에서 도로 여건이나 현장 진입 조건에 따라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토목공사와 기반시설 설치, 인허가 비용이 별도로 책정되는 사례도 적지 않은 만큼 계약 전 총공사비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모듈러 주택이 더 이상 임시 건축물이나 저가 조립식 주택이 아닌 하나의 건축 방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하며 "다만 기술 발전과 시장 확대 만큼 소비자 역시 가격뿐만 아니라 품질과 유지관리, 시공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 선택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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