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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20년 이어온 의료지원…아시아 아이들에게 '새 삶'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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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20년 이어온 의료지원…아시아 아이들에게 '새 삶' 선물

키르기스스탄 심장질환 환아 치료 지원…175명 생명 살린 ‘사람 중심 도시외교’ 결실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말을 처음에는 믿지 못했어요. 지난해 같은 사업으로 수술받은 아이 가족에게 여러 번 확인한 뒤에야 한국행을 결심했습니다.”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온 여섯 살 악졸의 어머니 제엔꿀 씨는 아들이 인천시 의료지원 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를 떠올리며 이같이 술회했다.

▲심장병 어린이 초청치료 완치 행사가 지난 27일 길병원 병동 병실에서 개최됐다. ⓒ인천광역시

악졸은 여섯 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지만, 출생 직후 심실중격결손과 폐 질환이 발견됐다. 그러나 어린 나이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수술을 미뤄야 했다. 항공료부터 수술과 입원비까지 지원된다는 소식을 쉽게 믿지 못했던 가족은 같은 사업을 통해 치료받은 다른 환아 가족의 경험을 확인한 뒤에야 한국행을 결정했다.

한국에서 수술을 받은 악졸은 건강을 되찾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전보다 잠도 잘 자고 식사도 편하게 하며, 힘들어 보채는 모습도 줄었다. 제엔꿀 씨는 아이가 앞으로 수영선수를 꿈꿀 만큼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함께 치료를 받은 두 살 리낫도 새로운 삶을 얻었다. 팔로 사징후로 인해 손가락과 입술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을 겪었던 리낫은 한국에서 수술을 받은 뒤 건강한 혈색을 되찾았다.

리낫의 어머니 미르굴 씨는 “아이에게 새로운 심장과 새로운 기회를 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며 “리낫이 건강하게 자라 통역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치료를 가능하게 한 것은 인천시가 추진하는 ‘아시아권 교류도시 의료지원사업’이다. 인천시는 아시아 교류도시의 의료취약계층을 지원하고 도시 간 우호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2007년부터 이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로 사업 출범 20년을 맞았다.

사업은 의료진이 직접 해외 교류도시를 찾아 환자를 진료하는 현지진료에서 시작된다. 이후 국내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를 인천으로 초청해 수술과 회복 과정을 지원한다.

인천시는 환아와 보호자의 항공료, 국내 이동 비용, 의료진 현지 진료 비용 등을 지원하고, 의료기관은 수술과 치료, 입원비 등을 부담한다. 민간단체와 현지 협력기관은 대상자 발굴부터 입·출국 과정까지 지원하며 촘촘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이 사업을 통해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몽골 등 아시아 교류지역 환자 175명이 인천에서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이 현지를 찾아 진료한 인원도 6792명에 달한다.

특히 초청 치료를 받은 환아 대부분은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는 어린이들로, 적기에 수술을 받으면 건강한 생활이 가능하지만 현지 의료환경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 시기를 놓칠 위험이 있는 아이들이다.

올해 첫 의료지원 대상지는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였다. 가천대 길병원 의료진은 지난 5월 28일부터 31일까지 현지에서 심장질환 환아 55명을 진료했고, 수술 필요성과 회복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4명을 초청 치료 대상자로 선정했다.

환아와 보호자, 현지 인솔자 등 9명은 지난 9일 입국해 가천대 길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인천시는 지난 27일 완치행사를 열고 아이들의 회복을 축하했으며, 치료 일정을 마친 환아들은 이날 본국으로 돌아갔다.

수술을 담당한 최창휴 길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국내 체류기간이 제한적인 만큼 아이의 상태와 수술 가능 여부, 회복 과정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상자를 선정한다”며 “인천시와 의료기관, 민간단체가 함께 아이들이 건강한 삶을 되찾도록 돕는 과정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20년간 이어진 의료지원사업의 기반에는 공공기관과 의료기관, 민간단체의 협력이 자리하고 있다. 인천시는 행정·재정적 지원과 교류도시 협력을 담당하고, 지역 의료기관은 전문 의료 역량을 제공한다. 민간단체는 현지 환자 발굴과 후원을 통해 사업의 지속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같은 협력은 단순한 의료 지원을 넘어 사람과 도시를 연결하는 인도주의적 지방외교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인천시는 앞으로도 의료취약계층 지원을 확대하고 국경을 넘어선 나눔과 연대를 이어갈 계획이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지난 20년간 이어온 의료지원사업은 국경을 넘어 생명의 가치를 나누는 사람 중심 도시외교의 결실”이라며 “한 아이의 생명을 살리는 일은 한 나라의 미래와 연결되는 일인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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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태

경기인천취재본부 김원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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