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사이트에서 입금된 자금 1,500억 원 상당을 대포통장 등을 이용해 세탁·은닉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대구와 광주지역 일대 오피스텔에 비밀 사무실을 차려놓고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며 조직적으로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경찰청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 중 자금세탁을 도운 조직원 14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2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20대) 등은 친구와 선·후배 등으로 구성된 관계로, 텔레그램을 통해 알게 된 도박사이트 운영자로부터 "도박자금을 세탁해 전달하면 수수료를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7월 21일까지 약 1년 5개월 동안 대구와 광주지역 오피스텔과 아파트 등에 사무실을 마련한 뒤, 대포통장으로 입금된 도박자금 약 1,500억 원을 실시간으로 2차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자금세탁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원들은 주·야간 2~3교대로 하루 8~12시간씩 근무하며 역할을 분담했고, 총책과 관리자, 송금 담당 역할 등으로 나뉘어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 명목으로 월 400만 원에서 최대 5,000만 원까지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을 숨기기 위한 치밀한 준비도 갖췄다. 조직원들은 모든 연락을 텔레그램으로만 주고받았으며, 근무 매뉴얼과 경찰 단속에 대비한 행동요령까지 만들어 신입 조직원을 교육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수개월마다 사무실을 옮겨 다니고 창문을 검은색 부직포로 가려 외부의 시선을 차단하는 등 은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경찰은 다른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구와 광주 조직이 연계돼 도박자금을 세탁하고 있다는 단서를 확보한 뒤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관련 증거를 확보한 뒤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비밀 사무실을 동시에 급습해 조직원을 검거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운영자금으로 보관하던 현금 4,500만 원과 순금 24K 10돈, 대포통장 72개, 대포폰 97대, 타인 명의 신분증 40여 장 등이 압수됐다.
경찰은 추가 공범과 자금세탁 조직의 상선, 도박사이트 운영진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자금세탁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유사 조직이 더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며 "불법 도박사이트는 국민의 일상을 해치는 중대한 사회범죄인 만큼 지속적인 단속과 엄정한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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