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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22% 암 발병 비극의 '익산 장점마을'…"그곳엔 생명·생태 활력이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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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22% 암 발병 비극의 '익산 장점마을'…"그곳엔 생명·생태 활력이 넘쳤다"

비료공장 부지, 도시 생태축으로 복원 완료

그곳엔 새로운 생명이 움트고 있었다. 과거 죽음의 그늘만 가득했던 곳이라 상상할 수 없는 장소다.

칙칙한 어둠을 극복하고 하늘의 뭉게구름마저 정겨운 삶과 치유의 터전으로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죽어있던 공장 터에는 맑은 물이 고요하게 흘렀다. 흐르는 물 소리가 "이곳은 생명의 터진이다"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그곳엔 새로운 생명이 움트고 있었다. 과거 죽음의 그늘만 가득했던 곳이라 상상할 수 없는 장소다. ⓒ익산시

생태습지와 역사를 기억하는 '기억의 숲'을 비롯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생태탐방로는 잘 정비돼 있었고 학습공간을 촘촘히 조성해 치유와 환경 교육이 어우러진 복합 생태 공간으로 꾸며졌다.

30일 오전 전북자치도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의 풍경은 이렇게 생명의 기운과 평화의 바람이 방문객을 맞이했다.

과거 이곳은 비료공장이 퇴비용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불법 가열·건조하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을 대기 중으로 배출했던 곳이다. 주민 99명 중 22명이 암에 걸리고 14명이 사망하는 비극을 피해갈 수 없었다.

▲30일 오전 전북자치도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의 풍경은 이렇게 생명의 기운과 평화의 바람이 방문객을 맞이했다. ⓒ익산시

주민들의 눈물 어린 투쟁이 계속됐다. 2019년 11월 환경부가 비특이성 질환에 대한 환경오염 역학적 관련성을 인정했다. 전국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익산시는 여기서 끝내지 않았다. 비극을 가슴에 묻지 않게 위해서는 새로운 희망의 스토리를 써가야 한다.

익산시는 전북자치도와 함께 매립 폐기물을 전면적으로 제거하고 토양 정화와 주민 의료지원 조례 제정 등 피해 회복에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상처의 근원지였던 옛 금강농산 부지는 익산시가 전격 매입한 뒤 생태축 복원 공사를 단행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워낙 전국적인 파장이 컸던 터라 의회도 함께 했다.

익산시는 환경오염으로 완전히 단절됐던 함라산과 주변 농경지, 하천을 잇는 생태 네트워크를 다시 연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

▲상처의 근원지였던 옛 금강농산 부지는 익산시가 전격 매입한 뒤 생태축 복원 공사를 단행했다. ⓒ익산시

외래종을 배제하고 지역 자생식물을 중심으로 식생을 복원해 야생동물이 안정적으로 돌아올 수 있는 서식 환경을 정착시켰다.

복원 공사 이후 장점마을 일대 수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최근 다양한 야생 동식물의 서식 활동이 잇따라 확인되는 등 생태계 순환체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국내 첫 환경오염 피해 역학인정 사례로 깊은 충격과 아픔을 안겼던 '장점마을'은 이제 자연과 인간이 함께 숨 쉬는 대한민국 대표 생태 복원의 상징이자 치유 공간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옛 비료공장 부지 일원(3만 700㎡)을 대상으로 총사업비 57억 원을 투입해 '도시생태축 복원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까닭이다.

익산시는 이번 사업에서 단순히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1차원적 복구를 넘어서 주민들의 깊은 아픔을 보듬고 생태계 건강성을 완벽히 회복해 미래 세대를 위한 살아있는 환경 교육 거점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아냈다.

▲조남희 익산시 환경정책과장은 "함라면 도시생태축 복원사업의 준공은 오랜 세월 눈물 흘린 주민들의 아픔을 행정이 함께 치유하고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우는 위대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익산시

익산시는 향후 지속적인 생태 모니터링과 유지관리를 통해 생물 서식지를 더욱 넓혀가는 한편, 이 공간을 탄소흡수원 및 기후변화 대응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조남희 익산시 환경정책과장은 "함라면 도시생태축 복원사업의 준공은 오랜 세월 눈물 흘린 주민들의 아픔을 행정이 함께 치유하고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우는 위대한 출발점"이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환경 치유 모델로 가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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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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