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민선 9기 들어 간부회의를 처음 생중계한 가운데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도 주요 정책회의를 도민에게 실시간으로 공개하면서 지방행정의 '회의실 문 열기'가 확산하고 있다.
이원택 전북도지사는 3일 도청 종합상황실에서 열린 간부회의를 생중계하고 청년정책 재설계와 새만금 기본계획(MP) 대응, 폭염 취약계층 보호 등 주요 도정 현안을 공개적으로 점검했다.
간부회의 생중계는 이 지사가 민선 9기 출범 첫날 1호로 결재한 사안이다. 전북도는 오는 10월까지 매월 한 차례 시범 운영한 뒤 시스템과 운영상 문제를 보완해 11월부터 정례화할 방침이다.
앞서 전재수 부산시장도 취임 직후 '민생 100일 비상조치 대책회의'를 시작으로 확대간부회의와 실·국 업무보고 등을 부산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단체장과 간부 공무원들이 어떤 현안을 보고받고 어떤 주문과 판단을 내리는지 시민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전북교육청 역시 지난달 28일 부터 교육감 주재 주간 정책회의를 도민에게 실시간 공개하기 시작했다.
주간 정책회의는 교육감과 부교육감, 본청 실·국장 등이 참석해 부서별 주요 업무와 교육 현안을 공유하고 핵심 사업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는 자리다. 그동안 내부 구성원을 중심으로 공유됐지만 천호성 교육감 취임 이후 교육청 누리집의 '열린교육감실'을 통해 누구나 시청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회의가 끝난 뒤에는 다시보기 영상도 제공한다.
전북교육청은 다음 달 21일 부터는 월간 기관장회의도 생중계할 예정이다. 기관장회의에는 교육감과 부교육감, 본청 실·국·과장을 비롯해 도내 14개 시·군 교육장과 13개 직속기관장이 참여한다.
이에 따라 학교 현장과 지역교육지원청, 직속기관에 전달되는 주요 정책의 방향과 추진 상황도 도민과 교육가족이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천 교육감은 회의 공개와 관련해 “의사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구성원과 도민의 신뢰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도민과 교육가족의 실질적인 알 권리를 보장하는 내실 있는 회의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북교육청의 회의 공개는 단순히 회의 장면을 온라인으로 송출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천 교육감이 추진하는 교육정책과 행정 운영 방향 가운데 일부는 전임 교육감 체제의 정책과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조직 개편과 인사, 교권 보호, 학생인권, 농촌유학, 기초학력, 미래교육 등 교육공동체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는 사안에서는 정책 변경의 배경과 근거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요구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임 교육감의 정책과 지향점이 상반될수록 단순히 결과만 발표하기보다 기존 정책을 왜 바꾸는지, 학교 현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반대 의견을 어떻게 수렴했는지를 공개적으로 설명할 필요성도 커진다.
정책회의 생중계가 '천호성표 전북교육'에 대한 도민의 이해와 지지를 넓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진다. 공개된 자리에서 정책의 필요성과 근거를 설득하고 예상되는 부작용까지 점검한다면 정책 전환을 둘러싼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도 줄일 수 있다.
다만 회의 공개가 교육감의 지시사항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홍보 수단'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국장들이 현장의 문제점과 정책의 한계를 가감 없이 보고하고 교육감과 간부들이 대안을 토론하는 과정까지 공개돼야 생중계의 취지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개인정보와 인사·감사, 학생 관련 민감정보 등 비공개가 불가피한 사안에 대해서도 비공개 기준과 사유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공개 가능한 안건까지 포괄적으로 제외한다면 회의 생중계가 형식적인 행사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
전북도와 전북교육청이 잇따라 회의실 문을 열면서 공개행정의 경쟁은 이제 '중계 여부'에서 '공개의 내용과 수준'으로 옮겨가고 있다.
천호성 교육행정이 정책회의 공개를 일회성 상징 조치에 그치지 않고 교육정책의 결정과 집행, 평가 과정을 도민과 공유하는 제도로 정착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는 전임 교육감과 다른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천 교육감에게 부담일 수 있지만, 동시에 전북교육의 변화 방향을 도민에게 직접 설명하고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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