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를 둘러싼 당내 신경전이 경북 정치권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경북을 대표하는 민주당 핵심 인사인 박규환 최고위원과 임미애 의원이 공개적으로 날 선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당권 경쟁이 계파 갈등 양상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발단은 임미애 의원이 정청래 대표를 향해 “만약에 (당 대표) 재출마를 하게 된다면 전대관리를 위해선 사퇴하는 것이 맞다”며 “빠르면 빠를 수록, 이미 저는 좀 늦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지방선거 책임론과 함께 정 대표의 거취를 발언한 데서 시작돼 보인다.
이에 박규환 최고위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 메세지를 통해 "그 동안 참아왔지만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임 의원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박 최고위원은 임 의원이 정청래 대표에게는 "출마하려면 당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최고위원 후보 등록 전까지 경북도당위원장과 원내부대표직을 유지한 점을 문제 삼았다. 또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이유로 정 대표의 출마를 비판했다면, 같은 논리라면 경북 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번 공방은 단순한 개인 간 감정싸움이라기보다 당대표·최고위원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계파와 노선 차이가 표면화된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권 경쟁 과정에서 지도부 평가와 선거 책임론을 둘러싼 이견이 공개적인 설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공개 설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민주당의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경북에서는 당내 경쟁보다 지역 현안 해결과 외연 확장이 우선돼야 하는데, 지도부를 향한 공개 비판과 이에 대한 재반박이 반복되면서 '내부 총질'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더욱이 지역 정치권에서는 어렵게 만들어온 민주당의 외연 확장 흐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비록 승리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대구시장 선거에서 김부겸 후보가 56만8천여 표를 얻으며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했고, 안동시장 선거에서는 이삼걸 후보가 불과 1천599표 차의 초접전 끝에 석패하면서 경북 기초단체장 선거 가운데 가장 치열한 승부를 펼친 지역으로 평가받았다.
지역 정치권은 이처럼 어렵게 쌓아온 경쟁력을 당내 갈등으로 스스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다른 정치권 인사는 "보수 텃밭에서 경북 민주당은 절대적 열세 속에서도 지지 기반을 넓혀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권 경쟁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이 지역 민생과 정책보다 앞서 비쳐질 경우 중도층과 무당층의 피로감만 키울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일각에서는 건강한 당내 경쟁이라는 해석도 분분하다. 지도부 운영과 선거 평가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은 민주정당에서 자연스러운 과정이란 시각도 따른다. 다만 경쟁 이후 봉합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공개 설전은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를 둘러싼 당내 경쟁을 넘어 경북 민주당의 향후 리더십과 통합 능력을 가늠하는 시험대로도 비춰지고 있다. 당권 경쟁이 정책과 비전 경쟁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계파 갈등의 후유증만 남길지는 선거 이후 당 지도부의 통합 행보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와 맞물려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 선거에는 이정훈 기본 사회 경북 상임대표, 오중기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정용채 경북도의원 조원희 전 민주당 전국농어민위부위원장 등 4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져 오는 9일 당원대회에서 차기 시도당 위원장을 선출한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