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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돌, 자연이 들려주는 시간의 기록…차기율 개인전 '화해기'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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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돌, 자연이 들려주는 시간의 기록…차기율 개인전 '화해기' 개최

갯벌의 흙, 이름 없는 돌, 오래된 포도나무.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자연물이지만, 차기율 작가에게는 시간과 기억, 생명의 흔적을 품은 존재들이다. 오랫동안 인천과 서해를 오가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해 온 그의 작업 세계가 한자리에 펼쳐진다.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인천아트플랫폼은 '2025 인천미술 올해의 작가' 중견 부문 선정 작가인 차기율 인천대학교 교수의 개인전 '화해기(和海記)'를 오는 13일부터 10월 18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에서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차기율 '화해기 和海記' 전시 안내문 ⓒ인천문화재단

이번 전시는 1990년대부터 흙과 돌, 나무 등 자연의 물질을 채집하고 발굴하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해 온 차 작가의 대표 연작과 신작 60여 점을 소개한다. 설치와 조각, 드로잉, 아카이브,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연과 문명, 기억과 장소, 생명의 순환을 오랜 시간 탐색해 온 작업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전시 제목인 '화해기(和海記)'는 화해(和解)의 '해(解)'를 바다를 뜻하는 '해(海)'로 바꾼 조어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는 서해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존재가 공존하는 과정을 기록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화해를 갈등의 종결이 아닌, 관계를 조율하며 함께 살아가는 지속적인 과정으로 제시한다.

전시장 1층에서는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한 대형 설치작 두 점이 관람객을 맞는다. 강화 갯벌의 흙과 게집을 구워 거대한 지형처럼 쌓아 올린 '고고학적 풍경―불의 만다라 2026'과 약 300㎏의 포도나무와 자연석을 활용한 '순환의 여행―방주와 강목 사이'는 자연과 인간의 흔적이 교차하는 풍경을 구현한다. 작품 주변에는 드로잉과 제작 과정이 담긴 아카이브도 함께 전시돼 작업이 완성되기까지의 사유를 엿볼 수 있다.

2층에서는 '기억상자', '폐허의 층위', '돌의 초상' 연작과 함께 영상 신작이 공개된다. 여러 장소에서 수집한 사물을 배열한 기억상자는 장소와 시간의 흔적을 기록하고, 테라코타 두상으로 구성한 폐허의 층위는 인간의 연약함을 이야기한다. 자연석과 드로잉으로 구성된 돌의 초상은 이름 없는 돌 하나하나를 저마다의 시간을 가진 존재로 바라보며 인간 중심의 시선을 확장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노기훈과 협업한 다채널 영상도 함께 선보인다. 흙을 만지고 선을 긋는 손, 작업에 몰두하는 몸짓, 작가의 목소리를 서로 다른 화면에 담아 완성된 작품뿐 아니라 작품에 이르는 긴 시간과 노동의 과정까지 하나의 예술로 기록했다.

'인천미술 올해의 작가'는 인천을 기반으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를 발굴·지원하는 인천아트플랫폼의 대표 사업이다. 선정 작가에게는 창작공간과 신작 제작을 지원하고 이듬해 개인전을 개최해 작업 세계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개막식은 13일 오후 4시 열린다. 전시 기간에는 전시 해설과 작가와의 대화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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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태

경기인천취재본부 김원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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